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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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만 화창한 날기록/흐르는 2021. 3. 3. 00:27
내 방 창문 풍경. 오늘 화창했던 날씨에 비해 사진은 칙칙하지만 2년 전, 1년 전 파릇할 때 찍었던 사진들과 함께 추억으로 남겨둔다. 방에서 종일 혼자 근무하는 나의 숨통을 터주던 참 고마운 풍경이었는데, 이제 이사 가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제 '구글 번역기와 번역사의 미래' 를 제목으로 통찰력 있는 척 하는 글을 쓰다가 역시 어려워서 저장만 해두었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빌게이츠의 새 책,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며 기후 재앙이 닥치기까지 7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후 변화, 지구온난화, 환경에 대한 경고 섞인 말들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또 이제는 정말 시간이 별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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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뭉개기기록/흐르는 2021. 3. 1. 00:34
오늘 아침에 딱 일어났는데 '와, 어제도 정말 시간을 뭉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흘려보냈다'도 아니고 '의미 없이 보냈다'도 아니고 어쩜 딱 '뭉갰다'라는 표현이 일어나자마자 떠오를 수가 있지? 그만큼 시간을 정말 뭉개버렸기 때문이겠지. 코로나 이후로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다 보니 시간의 흐름이 와닿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쯤은 친구를 만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일상이 없으니 방안에 고여 별 의미도 재미도 없는 시간을 보낼 때가 많은 것 같다. 슬프다! 그래도 이제 백신 접종도 시작했고 별다른 부작용이나 문제가 없다면 올해 안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겠지?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잔다는 코알라처럼 시간을 그야말로 뭉개버리는 날이 적어졌으면 좋겠다. 자면 개운하기라도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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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장점1 (=단점1)기록/흐르는 2021. 2. 26. 23:19
프리랜서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 하나는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간 다녔던 회사들에서는 나를 괴롭게 하거나, 나쁜 사람은 아닌데 미운 행동을 해서 거슬리거나, 사람은 좋은데 일을 못 해서 나를 두 배로 일하게 하는 등 참 다양한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꽤 있었는데 ㅡ물론 좋은 분들이 훨씬 많았지만ㅡ 혼자 일하는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 물론 이건 감사하게도 내가 정말 좋은 분들과 일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_^... '왜 나는 더 부지런하지 못할까?, 왜 나는 이렇게밖에 못할까?, 왜 나는 더 진취적으로 일을 따오지 못할까?, 왜 나는 현실에 안주할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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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주는 순간을 간직하는 법기록/흐르는 2021. 2. 25. 00:36
꽤 많은 책을, 지금보다는 많은 책을 읽었던 대학 시절에는 아름답게 쓰인 소설 속 문장이나 깨달음을 주는 현인들의 명언, 가르침 등을 읽으면 바로 일기장을 펼쳐 그것들을 옮겨적었었다. 마치 멋진 풍경을 보면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것처럼, 좋은 문장을 만나면 꼭 그 순간이 주는 황홀감과 감동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필사를 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독서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필사와도 멀어졌다. 가끔 짧은 시들을 필사하긴 했었지만 내가 받아적는 대부분의 것들은 책이 아닌 인터넷에서 본 먹고 살기와 관련된 현실적인 내용들이었다. 향기가 나는 문장을 만나도 예전처럼 예민하게 그 향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러다 정말 감사하게도, 우연히 만나게 된 소설책에 완전히 꽂혀 다시 연필을 손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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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와 재물운기록/흐르는 2021. 2. 23. 22:48
며칠 전, 집에 해바라기 그림을 두면 재물운이 올라간다는 기사를 읽고 새집에는 해바라기 그림을 하나 사서 걸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엠마가 지난 주말에 Ballarat의 해바라기밭에 다녀왔다며 해바라기 사진을 잔뜩 보내주었다. 해바라기 생각이 해바라기 사진을 끌어당긴 걸까? (우리 오빠가 질색하는 나의 '끌어당김의 법칙' 사랑) 다 예뻤지만 유독 빛이 나던 이 사진을 인화해서 걸어두려고 한다! 이 사진을 받고 인터넷으로 옷을 둘러보다가 평소라면 지나쳤을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진 긴팔도 하나 샀다. 이건 강제 끌어당김이었...지만 해바라기로 화사해진 오후였다. 남의 집에서 쓰던 가위를 문에 걸어두면 집이 빨리 나갈 거라던 엄마의 미신에 무슨 그런 말을 믿냐며 핀잔했는데 해바라기 그림이 재물운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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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여운기록/넘실대는 2021. 2. 22. 17:22
나름 살기 좋은 도시에서 자라 어느 도시에 가도 큰 감흥이 없었는데 친구 덕분에 처음 가 본 !울산!이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놨다. 산과 강, 그리고 +바다가 있는 도시라니! 일산에 없는 바다가 울산에는 코앞에 있었다. 그것도 말도 안 되게 투명한 빛깔로! 태화강은 한강 못지 않게 아름다웠고 (실은 한강보다 더) 시민을 위한 주변 시설은 한강공원보다도 더 잘 되어 있었다. 내가 아기가 있다면 거기서 키우고 싶을만큼! ... 적당히 사람 향기가 풍기고 부담스럽지 않게 도시 냄새가 나는, 너무나 깨끗한 도시. 내 욕심이지만 울산은 더 발...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휘황찬란한 간판과 호객행위하는 상인들로 붐비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