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다시 시작하는 요가
    기록/흐르는 2025. 3. 24. 12:14

    3년 전이었던가 역 근처 요가원에서 처음 요가를 시작했다. 그때야말로 몸도 더 따라주지 않고 잘 맞는 선생님에 대한 기준도 없었음에도 요가 자체가 좋아 1년 이상을 꾸준히 했었다. 

    어리석게도 내가 요가를 그만 둔 건 옆 사람과 비교하며 나는 1년이나 했는데 왜 안 되지? 하는 좌절감 때문이었다. 요가의 목적은 어려운 아사나를 완성시키는 것에 있지 않은데도 아사나 그 자체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나서 재미가 없어지고 몸을 비틀고 꼬고 버티는 고통에 괴롭기만 했다.

    그렇게 수영으로 갈아타 1년 정도를 하다가 수영도 그만 두고 잠깐의 필라테스를 거쳐 PT도 받아보았다. 필라테스는 너무 반복적이었고 피티는 재미도 없고 부담스러웠다. 워낙 움직이는 것도 운동도 싫어하는 나는 잘 맞고 재미있는 운동을 하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한때는 내 삶의 구원이라 여기고 좋아했던 요가에 다시 등록했다. 

    첫 몇 주는 몸을 푸는 데 집중하고 쉬운 저녁 시간 수업 위주로 다니다가 이제는 저녁에 시간도 없고 예전에 했던 하타 요가도 다시 도전해 보고 싶어서 오전 하타도 나가보고 있다. 오늘 아침은 졸립고 공기도 안 좋아서 가지 말까 누워서 고민하다가 요가복만 챙겨입고 겨우 뛰어나갔는데, 공복에 달리는 느낌이 가뿐하고 기분 좋았다. 숙련자가 많았던 3-4년 전의 오전수업과 달리 이제는 아침에도 초보자도 꽤 생겨서 선생님이 그에 맞게 수업을 구성해주셨다. 참 다행이었다ㅎ_ㅎ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 @omstars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를 5분까지도 버텼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1분도 어렵다. 근데 요가는 ‘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꾸준히 수련하는’ 운동이란 걸 깨닫게 되었으니 이제는 스스로를 너무 채찍질하지 않고 즐기기로 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지. 지난 토요일 수업에서 선생님이 요가는 종이를 한 장 한 장 쌓아나가는 거라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다. 변화는 아주 미세하지만 결국은 단단하게 쌓아올려질 거야.

    오늘 수련의 처음과 끝에는 약간의 불안함이 있었지만 다 끝나고 나니 미세먼지가 어떻건 기분이 산뜻했다. 지하철역 도서관에서 에세이를 하나 빌리고 역 앞 채소가게에서 좋아하는 채소들과 과일을 잔뜩 사왔다. 행복한 월요일의 시작이었다! 

    종이 쌓듯 얇게, 그래도 꾸준히 해보쟈

     
     
    (+ 살이 찌면 늘 얼굴부터 찌는데 30대 얼굴살 이런 거 검색하면서 시술이나 리프팅 기구같은 걸 찾아봤었다... 나이가 들면 불독살(?)이 생기며 원래 이중턱이 생긴다는 영상을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40대 요가 선생님의 날렵한 턱선을 보니... 역시 난 그냥 살이 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_^... 시술은 무슨... 예전처럼 건강하게 먹고 활동량 늘리고 운동 열심히 하기로...ㅋㅎㅎ...)

    '기록 > 흐르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의 인생  (1) 2025.04.07
    오마이 4월 초  (0) 2025.04.06
    적응의 3월 초  (0) 2025.03.12
    인생영화  (0) 2025.02.28
    추운 2월  (0) 2025.02.1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