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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단어의 갈래 - 3. 조사한국어교육 공부/국립국어원 한국어문법1 2022. 12. 21. 18:15
3.1 조사의 특징과 종류
조사는 일반적으로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나 문장 뒤에 붙는다. 아래 예문에서 '이' 나 '가', '을' 과 같은 말들이 조사이다.
예) 형이 집을 샀다.
예) 어떻게 사느냐가 가장 문제다.
조사 가운데는 그것이 붙은 말이 문장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들을 격조사라고 한다.
* 참고: 다른 언어에서는?
일본어에는 한국어와 같이 문장 안에서 주어나 목적어를 표시하는 조사가 있으나, 영어에서는 어순으로 주어나 목적어 등을 표시하므로 한국어의 '이/가' 나 '을/를' 에 해당하는 말이 없다. 일반적으로 영어와 같은 언어에서 조사가 없다고 하는 것은 바로 주격조사나 목적격조사에 해당하는 말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한편 어떤 조사들은 앞말에 의미를 덧붙여 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조사를 보조사라고 한다.
예) 중국 음식'도' 좋아하세요?
예) 너는 현교'만' 좋아하니?
* 참고: 보조사는 격조사와 달리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에만 붙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보조사는 의미를 덧붙여 주기 때문에 다른 언어에서도 이에 해당하는 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도'와 '만'은 영어에서 의미상 각각 'too' 와 'only' 에 대응한다
마지막으로, 조사 중에는 아래의 '와/과', '(이)랑'과 같이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조사를 접속조사라고 한다.
예) 저와 영수는 이번 가을에 결혼합니다.
예) 영수랑 민호는 이번 토요일에 생일 파티에 간대.3.2 격조사
격조사에는 주격조사, 목적격조사, 관형격조사, 부사격조사, 호격조사 등이 있다. 주격조사와 목적격조사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문장 안에서 각각 주어나 목적어임을 나타내며, 관형격조사와 부사격조사, 호격조사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에 붙어 각각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의 기능을 하게 한다.
3.2.1. 주어와 목적어임을 나타내는 조사
문장을 이루는 데 기본이 되는 것은 주어, 목적어, 서술어이다. 이 중 주어와 목적어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문장에서 주로 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때 주격조사나 목적격조사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 다음에 붙어 이들이 문장 안에서 주어나 목적어임을 나타내 준다.
- 주격조사: 이, 가, 께서
주격조사란 그 조사가 붙은 말이 문장 안에서 주어의 기능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조사이다.
- 이/가
'이/가'는 가장 일반적인 주격조사로, 자음으로 끝나는 말 다음에는 '이'를 쓰고, 모음으로 끝나는 말 다음에는 '가'를 쓴다.
예) 비가 온다.
예) 눈이 온다.
* 참고:
1. 주격조사 '이/가'는 다른 조사와 같이 쓸 때는 항상 다른 조사 뒤에 온다.
예) 돈이만 전부가 아니다. (X)
예) 돈만이 전부가 아니다. (O)
2. 주격조사 '이/가'는 '은/는', '을/를', '도' 등과 같은 조사와는 함께 쓸 수 없다.
예) 옷이는 너무 더러워요. (X)
예) 한국어 책이를 배웁니다. (X)
예) 친구가도 공부합니다. (X)
3. '나'와 '저'는 주격조사 '가'와 결합하면 각각 '내가'와 '제가'로 쓰이며 '누구'는 '누가' 로 바뀐다.
예) 내가(나+가) 갈까?
예) 제가(저+가) 갈까요?
예) 누가(누구+가) 갈 거니?
4. 아래와 같이 자음으로 끝난 사람 이름 다음에도 '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이'는 주격조사가 아니다.
예) 영숙이가 우리 집으로 놀러왔다.
예) 나는 영숙이를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다.
- 께서
'께서'는 앞말이 높임의 대상이 되거나 존경 또는 존중의 대상이 될 때 사용하는 주격조사이다. 즉, '이/가' 대신에 '께서'를 사용하면 주어에 해당하는 인물을 높여서 대우하거나 존경 혹은 존중한다는 뜻이 된다.
예)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니 조용히 해라.
예) 오늘 대담을 위하여 장관께서 나오셨습니다.
예) 이번에는 우리 김 선생께서 많은 애를 쓰셨습니다.
* 참고
1. 주격조사 '께서'를 사용하면 서술어에 반드시 '-(으)시-'를 사용하여야 한다.
예) 할아버지께서 책을 읽으니 조용히 해라. (X, 읽으시니 O)
예) 장관께서 왔습니다. (X, 오셨습니다 O)
2. '이/가'와는 달리, '께서' 뒤에는 '만, 은/는, 도' 등과 같은 보조사들이 붙을 수 있다.
예) 김 장관께서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 선생님께서는 미국에 가셨습니다.
예) 할머니께서도 우리에게 선물을 주셨어요.
'학교, 회사' 같은 단체 명사가 주어일 때에는 '에서'가 주격조사로 사용된다. 이 경우 '에서' 대신에 '이/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에서'를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예) 회사에서 이 달 말에 상여금을 준다고 합니다.
예) 이번 우리 모임에서는 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예) 정부에서는 물가를 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 주격조사의 특수한 쓰임
주격조사가 특수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중 하나는 위에서 설명한 주격조사와 달리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주어가 아닌데도 뒤에 '이/가'가 붙는 경우이다.
예) 그는 군인이 되었다.
예) 저는 그런 말도 못 알아듣는 바보가 아닙니다.
예) 나는 저 아이의 할아버지가 아니오.
-> '이', '가' 가 '되다, 아니다' 앞에서 쓰이는 경우로 주격조사가 아니라 보격조사이다. 이러한 경우는 앞말이 높임의 대상이더라도 아래와 같이 '께서'를 사용할 수 없다.
예) 나는 저 아이의 할아버지께서 아니오.
예) 나는 떡을 먹고 싶다.
예) 나는 떡이 먹고 싶다.
-> 먹고 싶은 게 다른 게 아닌 '떡'임을 강조, 부각하기 위해 '을/를' 대신 '이/가'를 사용한 경우이다.
주격 조사가 특수하게 쓰이는 또 하나는 어미나 부사 뒤에 붙어 쓰이는 경우이다.
예) 이 집은 음식이 맛있지가/를 않아. (어미 '-지' + 가/를)
예) 여기 모인 사람들은 거의가 외로운 사람들이야. (부사 '거의' + 가)
예) 그 사람의 행동은 도대체가 마음에 안들어. (부사 '도대체' + 가)
* 참고
주격조사 '이/가'와 보조사 '은/는'의 쓰임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야기에 처음 소개되는 경우에는 '이/가'를 사용하며, 그 다음부터는 '은/는'을 사용한다.
예) 저기 집이 있습니다. 그 집은 산 위에 있습니다.
이것은 영어에서 처음 소개되는 경우에는 부정관사 'a/an' 을 사용하고 그 다음부터는 정관사 'the'를 사용하는 용법과 비슷하다.
둘째, '이/가'는 일반적 진술에 사용되고, '은/는'은 대조적 진술에 사용된다.
예) 꽃이 피었어요. (그리고 나비가 날아요.)
예) 철수가 왔어요.
예) 꽃은 피었어요. (그러나 나비는 날지 않아요.)
예) (다른 사람은 오지 않았지만) 철수는 왔어요.
셋째, '이/가'는 정보의 초점이 앞에 오는 명사에 있는 반면, '은/는'은 뒤에 오는 내용에 초점이 있다.
예) 누가 파티에 갔어요?
예) 철수가 파티에 갔어요.
예) 철수는 뭐 해요?
예) 철수는 파티에 갔어요.
특히 초점이 아닌 부분은 대화상에서 다음과 같이 생략되는 경우가 흔하다.
예) 가: 누가 파티에 갔어요? 나: 철수
예) 가: 철수는 뭐해요? 나: 파티에 갔어요.
- 주격조사의 생략
한국어에서는 일상 대화에서 주격조사를 비롯하여 많은 격조사들을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언제 격조사를 생략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격조사 없이도 그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주어인지 목적어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때 그 격조사는 생략되는 수가 많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첫째, 대화에서 주어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에는 주어에 해당하는 말만 쓰고 주격조사를 생략할 수도 있다.
예) 철수는 집에 갔니? / 응, 철수 집에 갔어.
예) 너는 오늘 뭐 할 거야? / 나 오늘 영화 볼 거야.
예) 영수는 집에 있어요? / 영수 집에 없는데.
예) 김 선생님께서 모레 미국 가신다지요? / 아뇨, 김선생님 내일 미국 가시는데요.
앞에서 대답에 해당하는 문장의 주어는 모두 아래에서처럼 생략이 가능하다. 주어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은 주어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 철수는 집에 갔니? / 응, 집에 갔어.
예) 너는 오늘 뭐 할 거야? / 오늘 영화 볼 거야.
예) 영수는 집에 있어요? / 집에 없는데.
예) 김 선생님께서 모레 미국 가신다지요? / 아뇨, 내일 미국 가시는데요.
이처럼 주어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에 그 주어를 생략하지 않고 나타낼 때 주격조사만 생략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한국어의 일반적인 어순대로 말할 때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주격조사는 쉽게 생략될 수 있다.
예) 너 나를 찾았니?
예) 우리 애 소풍 갔어요.
예) 철수 학교에 갔어?
위의 문장들은 주어를 생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모두 '주어+목적어' 또는 '주어+부사어' 등과 같이 한국어 어순에 맞게 되어 있어 주어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한국어에서 주격조사는 생략될 수 있다.
* 참고: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주격조사의 생략이 어렵다.
1.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성분 중 다른 성분이 생략되었을 때에는 주격조사를 생략하기 어렵다.
예) 친구 선물 주었습니다. (X, '주다' 라는 동사는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다' 와 같이 세 가지 필수 성분을 갖는 동사이다. 따라서 이렇게 쓰면 친구가 선물을 준 것인지, 친구에게 선물을 준 것인지 의미가 불분명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격조사를 생략하기 어렵다.)
예) 형 때렸어요. (X)
예) 김 선생님 전화했어요. (X)
2.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특정한 것을 지정하여 말할 경우에는 주격조사를 생략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누가', '무엇이', '어떤 것이' 라는 질문의 대답이 되는 말들이 이에 해당한다.
예) 누가 이 옷 사줬어요? / 이모가 사 줬어요.
예) 누가 우리 반에서 제일 커요? / 해솔이가 우리 반에서 제일 커요.
예) 어떤 옷이 제일 예뻐요? / 저기 있는 빨간 옷이 제일 예뻐요.
다음과 같은 경우들도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특정한 것을 지정하여 말할 경우에 포함되는 것으로 주격조사를 생략할 수 없다.
예) 동생 나보다 그림을 더 잘 그려요. (X)
예) 시골 도시보다 더 살기 좋아. (X)
예) 더위를 식히는 음식으로는 냉면 최고야. (X)
예) 지난 번 시험에는 영수 제일 잘했더라. (X)
3.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그 뜻을 강조할 경우에는 주격조사를 생략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주어 앞에 수식하는 말이 붙어 주어의 상황에 대해 강조를 하기도 한다.
예) 그런 사람 어떻게 그만한 일을 할 수 있겠어? (X)
예) 네 놈 그럴 수가 있어? (X)
예) 이 일에는 우리 젊은이 나서야 합니다. (X)
4.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주어를 수식하는 말이 길면 주격조사를 생략하기 어렵다.
예) 너 지금 꼭 그 일을 해야겠니? (O)
예) 공부 잘하는 너(네) 그런 쉬운 문제를 못 풀다니. (X)
5. 주어임이 분명한 경우라도 안긴문장 속의 주어에 쓰인 주격조사는 생략하기 어렵다.
예) 이 시계는 어머니 입학 선물로 나에게 사주신 것이다. (X, '어머니께서')
6. 그 외 주격 조사의 생략과 관련된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첫째, 아래와 같이 '그, 저' 등과 같은 말의 한정을 받는 주어가 한정을 받지 않는 주어보다 주격조사의 생략이 더 잘 일어난다.
예) 게임 하도 재미있어서 두 시간이나 했어. (X)
예) 그 게임 하도 재미있어서 두 시가니나 했어. (O)
둘째,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받다'와 같은 형식이면서 피동의 뜻을 나타내는 문장에서는 주격조사의 생략이 잘 일어난다.
예) 영수 학교에서 상 받았어.
예) 나 선생님한테 혼났어.
주격조사의 생략과 관련해서는 언제 생략되느냐 하는 것보다는 언제 생략되지 않느냐 하는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어 가르쳐야 한다. 이것은 목적격조사나 관형격조사와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목적격 조사
목적격조사란 아래와 같이 그 조사가 붙은 말이 문장 안에서 목적어의 기능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조사이다.
예) 해솔이는 책을 읽었다.
예) 현교는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 참고
1. 목적격조사 '을/를' 은 다른 조사와 같이 쓰일 때는 항상 다른 조사 뒤에 온다.
예) 대기 중에서 약 10km부터 50km를까지 성층권이라 한다. (X, 까지를 O)
예) 각자 한 사람을만 데리고 오자. (X, 한사람만을 O)
2. 목적격조사 '을/를'은 '은/는', '이/가', '도' 등과 같은 조사와는 함께 쓸 수 없다.
예) 민수는 영미는을 좋아한다. (X)
예) 누나는 비싼 옷이를 골라 사요. (X)
예) 나는 비빔밥도를 좋아해요. (X)
- 목적격조사의 특수한 쓰임
어떤 동사는 자동사임에도 불구하고 타동사처럼 목적어를 취하기도 하여 그 목적어 뒤에 '을/를'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이동의 뜻을 나타내는 '가다'는 아래 예문과 같이 자동사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 아빠는 날마다 회사에 가요.
예) 영수는 날마다 학교에 가요.
예) 할아버지는 날마다 병원에 가요.
그런데 '가'는 다음과 같이 타동사처럼 쓰이는 경우도 있다.
예) 아빠는 날마다 회사를 가요.
예) 민수는 오늘 {두 시간, 10km}을/를 갔대요.
예) {해수욕, 등산, 낚시, 목욕}을/를 가는 날은 즐거워요.
이러한 동사로는 '가다, 기어가다, 다니다, 걷다, 건너다, 날다, 내려가다, 돌아다니다, 오르다, 떠나다, 지나다, 들르다, 출발하다' 등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이동의 뜻을 나타낸다.
방향을 나타내는 조사인 '에' 다음에 다시 '를'이나 '를'의 줄임 형태인 'ㄹ'을 붙이는 것도 목적격조사의 특수한 용법 중의 하나이다. 이때 앞말은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이다.
예) 아빠는 날마다 회사엘(에를) 가요.
예) 영수는 날마다 학교엘(에를) 가요.
예) 할아버지는 날마다 병원엘(에를) 가요.
* 참고
다음과 같은 경우도 '을/를'의 특수한 쓰임으로 볼 수 있다.
예) 성적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예) 그는 부장 판사를 끝으로 법조계를 떠났다.
위의 '성적'과 '부장 판사'는 '을/를'이 붙어 목적어로 쓰이고 있지만 그 목적어의 서술어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이러한 '을/를'은 다음과 같이 '을/를' 앞에 오는 말과 '(으)로' 앞에 오는 말이 의미적으로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일 때 주로 나타난다.
예) 성적이 기준디아.
예) 그는 부장 판사가 끝이다.
- 목적격조사의 생략
목적격조사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자주 생략되기도 한다. 그러나 느낌을 강조하거나 반어적 의문을 나타낼 때는 생략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에) 소주 14병 주세요.
예) 너 밥 먹었니?
예) 아줌마, 청소년한테 담밸(=담배를) 팔아요?
예) 자식들이 부모의 마음을 알아?
예) 나라를 사랑해야 하지 않엤습니까?
-> 강조를 위한 의문문에서는 목적격조사를 생략하는 것보다 생략하지 않는 것이 의미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3.2.2. 관형어와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조사
명사와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은 아래와 같이 문장 안에서 주어나 목적어 기능 외에 뒤에 오는 다른 말을 꾸미는 기능도 한다.
예) 춘천은 호반의 도시로 유명하다.
예) 저는 미국에서 온 마이클입니다.
-> '의'와 '에서'가 명사에 붙음으로써 뒤에 오는 말을 꾸미는 기능을 하게 된다.
관형격조사는 앞에 오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관형어의 기능을 하게 하는 조사이다. 즉, 명사가 뒤에 오는 명사를 꾸미게 하는 데 사용된다.
예) '모든, 새' 도시
예) '호반의, 추억의' 도시
-> 명사인 '호반'이나 '추억' 뒤에 '의'가 붙음으로써 관형어가 되어 뒤에 나오는 '도시'를 꾸민다.
* 참고
1. 관형격조사는 '의' 하나밖에 없다. 다만, 관형격조사 '의'가 인칭대명사 '나, 저, 너'와 결합하면 각각 '내, 네, 제'의 꼴로도 쓰인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예) 내(<-나의) 고향은 제주도다.
예) 그것은 네(<-너의) 몫이 아니다.
예) 제(<-저의) 이름은 마이클입니다.
2. 관형격조사는 많은 경우에 생략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1) 민수(의) 책, 서울(의) 거리, 우리나라(의) 경제, 민수(의) 누나
예2) 계절 여왕 (X), 서울 눈 오는 거리 (X), 세 권 책(X)
일반적으로 관형격조사 '의'가 쓰이는 경우는 앞에 오는 명사와 뒤에 오는 명사가 예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유주와 피소유주의 관계, 전체와 부분의 관계, 친족관계를 나타내는데, 이때는 관형격조사가 잘 생략이 된다. 그러나 예2처럼 비유적인 표현인 경우, 명사가 바로 앞에 다른 수식을 받는 경우, 수량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를 생략하기가 어렵다.
- 부사격조사
부사격조사는 앞에 오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부사어 기능을 하게 하는 조사이다. 즉, 뒤에 나오는 서술어를 꾸미게 한다.
예) 그는 날마다 일찍 일어난다.
예) 그는 날만다 새벽에 일어난다. (새벽 + 에)
* 참고
1. 서술어가 '가다, 오다'인 경우 부사격조사 '에'나 '(으)로'가 생략되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부사격조사는 생략되지 않는다.
예) 철수는 어디 갔어요? (어디'에')
예) 학교 오는 길에 잠시 서점에 들렀어요. (학교'에')
예) 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O)
예) 나는 친구 편지를 썼다. (X)
예) 나무들이 비바람에 쓰러졌다. (O)
예) 나무들이 비바람 쓰러졌다. (X)
2. 부사격조사는 명사 뒤에 온다는 점에서 영어의 전치사(preposition)와 차이가 있지만 그 기능이나 뜻은 비슷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어의 부사격조사를 후치사(postposition)라고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영어와 같이 '주어+서술어+목적어' 어순인 언어는 전치사가 있으며,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주어+목적어+서술어' 어순인 언어는 후치사가 있다.
1) 장소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장소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조사는 '어떤 대상이 어디에 존재함,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남, 동작이나 행위가 미친, 어떤 사물을 기준으로 해서 가까이 다가가거나 멀어짐' 등 그 의미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 대상의 존재 위치: 에
어떤 명사가 대상이 존재하는 위치를 나타내는 부사어로 쓰이기 위해서는 조사 '에'가 붙어야 한다. 주로 '있다, 계시다, 없다, 살다, 머무르다, 남다' 등이 서술어인 문장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는 곳을 나타내는 경우에 사용된다.
예) 할아버지는 거실에 계세요.
예) 나는 중국에 살고 있는 민영이가 보고 싶어요.
예) 혼자 집에 남은 동생이 걱정돼요.
·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 에서
명사가 어떤 대상의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쓰이기 위해서는 조사 '에서' 가 붙어야 한다.
예) 우리는 클럽에서 춤을 췄어요.
예) 우리는 어제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어요.
* 참고
'살다, 머무르다, 체류하다' 등이 서술어인 문장에서는 주어가 존재하는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에 '에', '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예) 그는 중국에 살고 있다.
예) 그는 중국에서 살고 있다.
예) 그는 별장에 머무르고 있다.
예) 그는 별장에서 머무르고 있다.
-> 모두 올바른 문장으로 '살다, 머무르다, 체류하다' 등이 '에', '에서'와 모두 쓰일 수 있는 것은 이들 동사들이 '행위'와 '존재'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에'를 사용하면 '그'가 존재하는 위치를 말하는 것이 되고, '에서'를 사용하면 실제로 사는 행위가 일어나는 곳을 말한다. 만약 행위를 강조하게 되면 '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래의 문장에서 '행복하게'라는 부사어를 사용하여 '살다' 라는 동사를 수식하게 하면 '존재'보다는 '행위'의 뜻이 강해지는데, 이러한 경우는 '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머무르다'와 '체류하다'는 단어의 특성상 다른 부사어와 잘 결합하지 않는다.
예) 그는 중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O)
예) 그는 중국에 행복하게 살고 있다. (X)
한편, '많다, 적다' 등과 같이 특정 장소에 있는 대상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가 서술어이면 '에'만 쓸 수 있다.
예) 도서관에 사람이 많다/적다/드물다.
· 동작이나 행위가 미치는 곳: 에
명사가 어떤 대상의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을 나타내도록 해 주는 '에서'와 그 뜻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것으로, 명사가 어떤 대상의 동작이나 행위가 미치는 곳을 나타내는 부사어로 쓰이도록 해 주는 조사가 있다. 그 조사는 '에'이다. (영어의 on)
예) 나는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잤다.
예) 민수는 털썩 하고 의자에 앉았다.
예) 엄마는 그릇을 식탁에 놓았다.
* 참고: 대체로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은 '공간'의 개념이 강하고, '동작이나 행위가 미치는 곳'은 '사물'의 개념이 강하다. 또 전자의 경우는 넓은 장소나 위치가, 후자의 경우는 좁은 장소나 위치가 해당된다. (각각 at/in 과 on 인 듯)
예) 그는 운동장에서 철봉에 매달렸다.
예) 그는 사무실에서 메모지에 급히 무엇을 적었다.
· 장소의 이동: 에서, 에서부터
장소의 이동에는 출발점과 도달점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두 가지 조사가 필요하다. 먼저, 이동의 출발점을 나타내는 데에는 '에서'를 사용한다. 이때 출발점을 정확하게 밝히고자 할 때에는 '에서부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예)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예) 제주도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했어요.
조사 '에'는 목표점 또는 도달점을 말할 때 사용하는 조사이고, '(으)로'는 '~를 향하다'의 의미인 방향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조사이다.
예) 바닷가로 오십시오.
예) 이 길로 가십시오.
예) 우리 집으로 오십시오.
아래와 같이 동사에 따라서는 도달점을 나타내는 조사(에)를 선택하거나 방향을 나타내는 조사(으로)를 선택하거나 한다.
1) 도달점을 나타내는 조사를 선택하는 동사: 도착하다, 이르다, 도달하다, 미치다...
2) 방향을 나타내는 조사를 선택하는 동사: 떠나다, 향하다, 출발하다, 옮기다, 이사하다...
3) 두 조사를 모두 선택할 수 있는 동사: 가다, 오다, 오르다...2) 시간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 시각과 시대
일정 시각과 시대를 나타내는 데에는 '에'를 사용한다. 순서를 나타낼 때도 '에'를 사용한다.
예) 우리 내일 다섯 시에 만날까요?
예) 저는 내일 아침에 미국으로 가요.
예) 그는 조금 전에 떠났어요.
예) 이순신은 조선 시대에 살던 사람이다.
예) 민수가 처음에 하고 영미가 마지막에 해라.
예) 내가 첫 번째에 할 테니 너는 두 번째에 해라.* 참고: 시간의 경우라 하더라도 '에'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제, 방금, 지금, 곧, 아까' 등과 같이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 뒤에는 '에'가 붙지 않는다. 그리고 '어제, 오늘, 내일, 언제' 등과 같은 경우에도 '에'가 붙지 않는다.
예) 이제에 시작합시다. (X)
예) 지금/방금에 도착했습니다. (X)
예) 어제/방금에 한국에 왔습니다. (X)
예) 내일/모레에 만납시다. (X)
예) 언제에 영화 보러 갈래? (X)한편, '때'나 '날' 과 같은 말 다음에는 '에' 가 생략될 수도 있다.
예) 그때(에)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예) 다음 날(에)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시작 시간
시작 시간을 나타내거나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을 나타낼 때에는 '부터'나 '에'를 사용한다. 이때 시작점을 분명히 하고자 할 경우에는 '부터'를 사용한다.
예) 한국어 수업은 열시{부터/에} 시작합니다.3)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 다가감과 멀어짐
앞에서 장소를 나타내는 부사어가 '멀어짐'을 나타낼 때는 '에서'를 사용하고 '다가감'을 나타낼 때는 '에'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은 장소를 나타내는 말의 경우와 달라 다음과 같이 '멀어짐'일 때는 '에게서/한테서'를 사용하고, '다가감'의 의미일 때는 '에게/한테'를 사용한다.
예) 그 아이는 엄마{에게서/한테서} 떨어졌다.
예) 고양이가 원숭이{에게/한테} 안겼다.· 주고받음
여기서 '주고받음'이란, 구체적인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은 물론이고 추상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것, 말을 하고 듣는 것까지도 포함된다. 상대편에게 물건을 주거나 추상적인 영향을 줄 때 그리고 말을 할 때는 아래 예문과 같이 '에게/한테' 를 사용하고, 이들을 높여 말할 때는 '께'를 사용한다. 한편, 상대편으로부터 물건을 받거나 추상적인 영향을 받을 때 그리고 말을 들을 때는 '에게서/한테서' 또는 '(으)로부터'를 사용한다.
예) 나는 민수{에게/한테} 선물을 주었다.
예) 나는 할머니께 선물을 드렸다.
예)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민족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예) 나는 민수{에게서/한테서/로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참고
1. 그런데 '주고받음' 의 경우에는 서술어 대부분이 '주다, 받다, 전하다, 얻다, 말하다, 듣다' 등이어서 '주는/말하는 사람'과 '받는/듣는 사람'이 분명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말에서는 '에게/한테'와 '에게서/한테서'의 구별 없이 '에게/한테' 로만 표현하곤 한다.
예) 철수{에게/한테/에게서/한테서} 전화가 왔어.
예) 철수에게/한테 전화가 왔어.2. 주고받는 대상이 사람이나 동물이 아니고 사물이나 장소일 때는 '에, 에서, (으)로부터'를 사용한다.
예) 그분은 우리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예) 나는 학교{에서/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예) 내가 아까 꽃에 물을 주었다.
예) 벌은 꽃에서 꿀을 얻는다.· 공동과 상대
'공동'이란 '함께 함' 을 의미하며, '상대'란 서로 짝이 되는 관계를 말하는데, 이 경우에는 '와/과'를 사용한다. '와'는 모음으로 끝난 말 다음에, '과'는 자음으로 끝난 말 다음에 사용한다. '와/과' 대신에 '하고', '(이)랑' 을 사용하여 공동과 상대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 민수는 영미와 결혼했다.
예) 김 선생은 박 선생과 한편이 되었다.
예) 철수는 영호랑 수영을 했다.
예) 민정이는 순영이하고 여행을 갔다.· 자격
'자격'이나 '신분'을 나타내는 부사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과 관련된다. 이 부사어를 만드는 조사로는 '(으)로서'와 '(으)로'가 있다. 이 두 조사는 서로 교체하여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 그는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다했다.
예) 저는 군인으로서 나라를 열심히 지키고 있습니다.
예) 그분은 자녀들에게 자식으로서 효도를 다하라고 가르쳤다.예) 영미는 민수를 남편으로 맞았다.
예) 민수는 영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
예) 어머니는 이웃집 할머니를 어머니로 모셨다.'(으)로서'는 뒤에 나오는 서술어의 의미상의 주어와 동일한 명사에 붙어 사용된다. '(으)로' 는 목적어와 의미상 주어-서술어 관계에 있는 명사에 붙어 사용된다.
4) 도구나 수단, 재료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도구나 수단을 나타내는 부사어에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으)로'나 '(으)로써'를 사용한다. 이 두 가지 중 일반적으로는 '(으)로'가 더 많이 사용되나, 아래처럼 동사의 명사형인 경우에는 '(으)로써'가 많이 사용된다.
예) 민수는 톱으로 나무를 잘랐다.
예) 나는 기차로 출근한다.
예) 대화로 해결해라.
예) 그가 장렬하게 죽음으로써 그의 부하들은 살 수 있었다.
예) 그는 일등을 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켰다.재료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으)로써' 를 잘 쓰지 않고 '(으)로' 를 많이 쓴다.
5) 범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범위의 시작점을 나타내는 데에는 '부터' 를 사용하고, 범위의 끝이나 한계점을 나타내는 데에는 '까지'를 사용한다.
예) 동생 집부터 들르자.
예) 수업은 10시부터 시작합니다.
예) 너부터 해 봐.
예) 여기까지가 우리땅입니다.
예) 5시까지는 반드시 제출하세요.
예) 끝까지 그럴 거야?그리고 범위의 처음와 끝을 한꺼번에 나타낼 때는 주로 '~부터 ~까지' 또는 '~에서 ~까지'를 사용한다.
예) 집에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예)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어봐.* 참고: 시간의 범위를 나타낼 때, '부터' 대신에 항상 '에서' 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후', '재작년', '어제' 등과 같이 시작 지점이 특정하지 않으면 '부터' 만 가능하고 '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예) 어제부터 내일까지 휴가입니다. (O)
예) 어제에서 내일까지 휴가입니다. (X)6) 이유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어떤 일이나 상태의 결과에 대한 이유를 나타내는 부사어에는 '(으)로'와 '에'가 사용되는데, 좋지 않은 상황에 주로 쓰인다.
예) 요새는 암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
예) 가뭄으로 수확이 많지 않다.
예)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다.* 참고: 이유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때문에' 를 쓰기도 한다. '때문에' 는 긍정적인 이유나 부정적인 이유를 나타낼 때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사람과 관련된 표현일 경우에는 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서술어와 함께 쓰인다.
예) 영수 때문에 성공했어. (X, 덕분에 O)
예) 영수 때문에 실패했어. (O)그리고 '때문에' 가 '(으)로' 나 '에'로 바꿔 쓸 수 있는 경우에는 주로 부정적인 이유를 나타내는데, '때문에'를 쓸 경우 이유와 정도가 '(으)로'나 '에'를 쓸 때보다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예) 지진과 해일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예) 지진과 해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예) 천둥 소리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예) 천둥 소리 때문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7) 단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금액이나 무게 등의 단위를 나타내는 부사어에는 조사 '에'를 사용한다.
예) 나는 그것을 500원에 팔았다/샀다.
예) 이 과자는 10개에 2,000원이다.
예) 쇠고기 한 근에 얼마죠?
예) 우리는 한 달에 한 번씩 모입니다.8) 변화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한 가지 사물이 다른 것으로 변화하거나 어떤 사물에 대한 지식에 변화가 있을 때, 그 변화의 결과를 나타내는 명사에 '(으)로'를 붙여 사용한다.
예) 얼음이 물로 변했다.
예) 그는 이상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예) 그 사람은 사기꾼으로 드러났다.
예) 그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9) 비교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비교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는 비교의 성격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차등비교이다. 차등 비교는 비교하는 두 항목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를 나타내기 위한 문장은 대체로 '비교 대상 + 비교 기준 + 비교 내용' 의 구조를 가지며 이때 비교 기준에 부사격조사 '보다' 를 사용한다.
예) 민수는 영수보다 (더) 빨리/잘 뛴다.
예) 영미가 순희보다 키가 (더) 크다.
둘째는 동등 비교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사격조사 '처럼'이나 '만큼'을 사용하여 나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사격조사 '와/과'를 사용하여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어에서 동등 비교 구문과 차등 비교 구문은 비교 기준에 붙는 조사만 다를 뿐 그 문장구조는 같다.
예) 민수는 갓난아기만큼/처럼 많이 잔다.
예) 이 시계는 저 시계와 모양이 같다.
예) 민수는 영수와 달라.10) 상황이나 영역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부사격조사
상황이나 범위를 나타내는 데에는 '에서'가 사용된다.
예) 우리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다.
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복지 문제이다.
예) 우리 반에서 가장 뚱뚱한 아이는 민수이다.
예)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누구니?3.2.3. 독립어임을 나타내는 조사
사람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나 인칭대명사가 누구를 부를 때 쓰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조사를 호격조사라 한다. 호격조사에는 '아/야' 가 있는데, '아'는 자음 뒤에, '야'는 모음 뒤에 쓰인다.
예) 현교야, 시장에 좀 다녀와라.
예) 해솔아, 지금 몇시니?3.3. 보조사
3.3.1. 보조사의 특성
보조사란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이 문장에서 하는 기능을 나타내 주는데 사용되는 격조사와는 달리, 말하는 사람의 태도를 표시하거나 앞말에 의미를 덧붙일 때 사용되는 조사를 말한다.
예) 너마저 나를 버리다니.
예) 이번 달에도 상여금을 준대.
예) 이번 달에는 상여금을 준대.
예) 이번 달에 월급은 준대.
예) 이번 달에 상여금도 준대.한편, 보조사는 아래에서처럼 명사, 부사, 동사의 활용형뿐만 아니라 어근 뒤에도 붙을 수 있다.
예) 형도 공부하러 갔다.
예) 눈이 몹시도 내린다.
예) 왜 들어오지도 않고 바로 가려고 하니?
예) 집이 깨끗도 하다.* 참고: 주격조사와 목적격조사는 보조사와 함께 쓰이지 못하여 보조사를 사용하면 이들 두 조사는 탈락한다. 그런데 장소를 나타내는 부사격조사 중에는 보조사와 결합할 때 탈락하는 것도 있고 탈락하지 않는 것도 있다.
예) 김치가도 맛있습니다. (X)
예) 학교도 안 가고 뭐 하니? 학교에도 안 가고 뭐 하니? (O)
예) 너는 학교에서 안 조니? 너는 학교에서는 안 조니? (O)3.3.2. 보조사의 유형
1) 대조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
대조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는 '은/는' 이다.
예) 나는 간다. (다른 사람은 안 간다)
예) 일본어는 할 줄 알아요. (다른 외국어는 못한다)
예) 아무리 싫어도 학교는 가야지. (다른 곳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예) 미국에 가 보기는 했지요. (미국을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다.)2) 주제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
주제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는 '은/는' 이다.
예) 그 사람은 아들이 의사예요.
예) 저는 미국에서 온 마이클입니다.
예) 고래는 물고기가 아닙니다.
-> 위의 '은/는'은 모두 '~로 말할 것 같으면', '~에 대해서 말하자면'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은/는' 이 문장 맨 앞에 나오는 성분 뒤에 붙어 주제를 표시할 때에는 보통 그 명사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에게 알려진 사람, 사물이거나 어떤 대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 경우이다.* 참고: 영어와 같은 언어는 주어가 제일 앞에 오는 '주어 중심 언어'인 데 비해 한국어는 '주제 중심 언어'의 성격이 강하다. 즉, 한국어에서는 문장 안의 어떠한 성분이라도 문장의 제일 앞으로 내세워 '은/는' 을 붙이면 주제가 된다.
예) 내가 그 사과를 먹었어. / 그 사과는 내가 먹었어.
예) 나는 어제 하루 종일 집에 있었어. / 어제는 (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었어.
예) 나는 영수에게 벌써 돈을 갚았지. / 영수에게는 (나는) 벌써 돈을 갚았지.
예) 막내가 제일 착하지 / 착하기는 막내가 제일이지.3) 배타나 한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
보조사 '만, 밖에, 뿐' 은 모두 '오직'의 의미, 다시 말해 앞말이 가리키는 대상 외에는 다른 것을 제외하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러한 의미를 '배타적인 의미'라고 한다. 즉 배타적 의미는 그 앞말을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한정함을 나타낸다.
예) 나는 영미만 좋아한다.
예) 나는 영미밖에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영미뿐이다.배타적 의미로서의 '밖에'는 부정적인 맥락에 쓰여 '~밖에 없다' 와 같은 구성으로만 쓰인다. 한편 '뿐'은 앞말이 무엇이든 그 뒤에는 '이다'나 '아니다'가 와야 하며, 그 외의 다른 어떠한 서술어와도 결합하지 못한다. 그런데 서술어로 '아니다'가 올 때에는 '뿐'과 '만'이 함께 쓰인 '~뿐만 아니다' 구성으로 흔히 쓰이고 '뿐'과 '만' 중에서 하나만 쓸 때에는 주로 '만'이 쓰인다.
예) 오늘 학교에 온 사람은 민수뿐이다.
예) 그는 집에 와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잔다.
예) 오늘 학교에 온 사람은 민수만이 아니다/민수뿐이 아니다.
예) 나는 밥뿐 먹었다. (X)
예) 나는 편지를 민수에게뿐 보냈다. (X)4) 포함이나 더함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
보조사 '도, 조차, 마저, 까지' 등은 '더 첨가하여, 더 나가아서'의 포함이나 더함의 의미를 나타낸다.
예) 민수도/조차/마저/까지 나를 떠났다.'도'와 '까지'는 긍정과 부정 두 경우 모두 사용할 수 있으나, '조차' 와 '마저' 는 주로 부정적인 경우에만 사용한다.
예) 어머, 소고기도 사 오셨네요. (O)
예) 어머, 소고기도 안 사오셨네요. (O)
예) 이런 거까지 사오셨어요? (O)
예) 이런 거까지 안 사오셨어요? (O)
예) 차비조차 가지고 왔어?
예) 차비조차 안 가지고 왔어? (O)
예) 학교마저 갔어?
예) 학교마저 안 갔어? (O)* 참고
1. 부사격조사의 '까지'와 보조사의 '까지'는 차이가 있다.
예) 선생님, 어디까지 가세요?
예) 늦어도 다섯 시까지 오세요.
예) 열 살까지는 무료예요.
-> 모두 부사격조사로 다른 것을 포함하는 의미가 없음예) 초대해 주신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선물까지 주시다니.
예) 막내까지 결혼을 시키고 나니 허전하여 견딜 수 없네요.
예) 기왕 왔으니 이번 일까지는 마무리하자.
-> 모두 보조사로 '다른 것에 더하여' 의 의미2. '까지, 조차, 마저'는 모두 '한계점'을 나타냄과 아울러 '예상 밖'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미세한 의미 차이가 있다. '까지'는 '한계점'으로서의 의미가 확장되어 다음과 같이 일상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사용한다. 이때 '까지' 뒤에 '도'를 붙이면 의미가 더 명확해진다.
예) 민수까지(도) 우리 편에 끼워 주자.
예) 동생 것까지(도) 먹었어?
예) 그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때리기까지(도) 했다.한편, '마저'는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나 마지막 한계점을 벗어난 경우에 주로 사용되어 그 결과가 말하는 사람에게 불리한 일에 많이 쓰인다. 그리고 '조차'는 말하는 사람이 기대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거나 가장 기본적인 한계점을 벗어날 경우에 주로 사용되는데, 말하는 사람의 기대가 전제되는 명령문이나 청유문에는 쓰이기 어렵고 주로 부정적인 상황에 사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예) 그는 ABC조차 모른다.
예) 그는 ABC마저 모른다.
예) 그는 아파트마저 팔아먹었다.
예) 그는 아파트조차 팔아먹었다.3. '도'도 아래에서와 같은 부정적인 맥락에서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양보하여 다른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그러하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 너는 그것도 못하니?
예) 너는 신문도 안 읽니?또한, '도'는 아래와 같이 앞말에 대해 강조하거나 감탄하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예) 눈이 많이도 왔다.
예) 고향이 몹시도 그립다.
예) 아마도 오겠지?
예) 참 예쁘기도 해라.즉, '도'는 '많이, 몹시, 유난히' 등과 같이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나 '아마'와 같이 추측을 나타내는 부사, 그리고 명사형 어미 뒤에 붙어 강조 또는 감탄의 뜻을 나타낸다.
5) 선택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
선택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보조사에는 '(이)나, (이)든지, (이)나마, (이)라도' 와 같은 것들이 있다.
예) 맥주든지 소주든지 아무거나 마시자.
예) 소주나 마시자.
예) 선생님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습니다.
예) 이거라도 먹을래?'(이)든지'는 여럿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때 사용하고, '(이)나'는 흡족하지는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판단할 때 사용한다. '(이)나마'와 '(이)라도'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할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용한다. 이때 '이'는 앞말이 자음으로 끝날 때 나타난다.
3.4 접속조사
접속조사란 명사와 명사를 대등하게 이어 주는 조사를 말한다. 보조사가 앞말에 어떤 의미를 더해 주는 것인 데 반해 접속조사는 단지 관련되는 명사들을 이어 주는 기능을 한다. 아래 예문들에서 보이는 '와/과, 하고, (이)랑, (이)며, 에다' 등은 둘 이상의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을 같은 자격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그런데 '와/과'는 글이나 말에서 차이 없이 두루 사용할 수 있으나, '하고' 와 '(이)랑', '(이)며', '에다'는 주로 말에서 사용된다.
예) 미애와/랑/하고 진수는 친구 사이이다.
예) 떡이랑 과일이랑 많이 먹었다.
예) 잔칫상에는 배며 대추며 사과며 여러 가지 과일이 차려져 있었다.
예) 밥에다 떡에다 잔뜩 먹었다.이들 접속조사는 이어 주는 항목이 많을 때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하고'와 '(이)랑'은 나열되는 마지막 항 다음에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으나 '와/과'는 나열되는 마지막 항 다음에 올 수 없다.
예) 사과와 배와 감이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O)
예) 사과와 배와 감과가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X)
예) 사과하고 배하고 감이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O)
예) 사과하고 배하고 감하고가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O)3.5. 조사 간의 결합
한국어에서는 명사나 명사 구실을 하는 말에 조사가 둘 이상 붙을 수 있다. 이러한 조사의 결합에는 대체로 일정한 순서가 있다.
예) 여기(까지+가) 우리 땅입니다.
예) 나에겐 남편(만+이) 진정한 친구이다.
예) 제가 이것을 산 곳은 여기(에서+가) 아닙니다.
예) 한국(에서+는) 어른들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예) 아니, 여기(에서+도) 졸고 있으면 어떡해?예) 철수(가+는) 학생입니다. (X)
예) 철수(는+가) 학생입니다. (X)-> '이/가'는 대개 다른 조사 뒤에 오고, '에서'는 다른 조사 앞에 온다. 어떤 조사들은 같이 사용할 수 없다. 자세한 내용은 p.440~443 참조.
이 내용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출간한 국립국어원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 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의 전자책 버전을 세종학당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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