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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장 사동, 피동
    한국어교육 공부/국립국어원 한국어문법1 2022. 12. 1. 15:41


    사동 표현과 피동 표현은 다른 언어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어에서도 흔히 쓰인다. 사동이란 사람이나 동물, 사물이 스스로 움직이거나 그 상태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시켜서 사람이나 동물, 사물에 움직임이 생기게 하거나 그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피동이란 스스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의미를 나타내는 문장을 각각 '사동문', '피동문'이라고 하고 그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사동법', '피동법' 이라고 한다.

    1. 사동법
    주어가 직접 동작하는 것을 주동이라 하고, 주어가 남에게 동작을 하도록 하는 것을 사동이라 한다. 그리고 주동과 사동을 문법적인 절차에 의해 표현한 문장을 각각 주동문과 사동문이라고 하고 주동문을 사동문으로 만드는 문법적인 방법을 사동법이라고 한다.

    예) 아이가 옷을 입었다. (주동)
    예) 엄마가 아이에게 옷을 입혔다. (사동)

    1.1 접미사동법
    접미사동법은 주동사 대신 이에 대응하는 사동사를 써서 사동문을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한국어에서 사동사는 주동사에 사동의 뜻을 나타내는 접사 '-이-, -히-, -리-, -기-, -우-, -구-, -추-' 등을 붙여서 만든다. 이때 사동 접사는 피동 접사의 경우와는 달리 자동사, 타동사, 형용사에 두루 붙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동사나 형용사에 붙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사동접사가 붙을 수 없는 것도 많다. 사동 접사가 붙을 수 있는 동사나 형용사의 목록을 일부 보이면 다음과 같다.


    '학생이 집에 간다' -> '선생님께서 학생을 집에 가이신다' (X)
    '동생이 여자 친구를 만났다.' -> '내가 동생에게 여자 친구를 만나이었다.' (X)
    이와 같이 사동접사가 결합하지 못하는 동사에는 '주다, 받다, 드리다, 바치다'와 같은 수여 동사와 '얻다, 받다, 잃다, 돕다'와 같은 수혜 동사, '만나다, 닮다, 싸우다'와 같이 '와/과'를 필요로 하는 대칭 동사, '배우다, 느끼다, 바라다'와 같은 경험 동사, 그리고 '노래하다, 도착하다, 출발하다' 등과 같이 '-하다'가 붙는 동사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그에 대응하는 사동사가 없는데 사실 사동 접사가 붙을 수 있는 말과 그렇지 못한 말을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 참고
    1. 주동문이 '주어+형용사 서술어'인 경우 그에 대응되는 사동문의 예는 다음과 같다.
    예) 담이 높다.
    예) 사람들이 담을 높였다.
    예) 사람들이 담을(이) 높게 했다.
    2. 주동사에 사동 접사가 결합할 경우 주동사에 하나의 접사가 붙는 것이 일반적이나 일부 동사는 사동 접사 두 개를 겹쳐 쓰기도 한다. 이런 낱말들은 대개 'ㅣ'모음이 아닌 다른 모음으로 끝난다. 어간이 모음 'ㅡ'로 끝난 경우에는 사동 접사가 붙을 때 모음 'ㅡ'가 탈락한다.
    예) 서다 -> 세우다 (서+ㅣ우), 자다 -> 재우다 (자+ㅣ우), 타다 -> 태우다 (타+ I 우), 차다 -> 채우다 (차+ l 우)
    예) 크다 -> 키우다 (크+ l 우)
    또한 위에서 제시한 사동 접사 외에도 드물지만 '-애-', '-시-', '-으키-', '-이키-'와 같은 특이한 사동 접사가 동사나 형용사에 붙는 경우가 있다.
    예) 없다 -> 없애다, 젖다 -> 적시다, 일다 -> 일으키다, 돌다 -> 돌이키다

    접미사동문으로 사동문을 만드는 방법은 서술어가 자동사나 형용사인 경우와 서술어가 타동사인 경우가 각각 다르다. '주어+서술어'로 이루어진 형용사문과 자동사문이 사동문으로 될 때는 주동문의 주어가 사동문의 목적어로 바뀌고 주동문에는 없던 새로운 주어(사동주)가 사동문에 나타난다. 그리고 주동문의 서술어는 사동 접사가 붙어 사동사로 바뀐다. 이처럼 자동사나 형용사가 사동사가 되어 서술어로 쓰이면 타동사와 같이 그 앞에 목적어를 지니게 된다.


    서술어가 타동사인 주동문이 사동문으로 바뀔 때, 즉 '주어+목적어+서술어' 로 이루어진 주동문이 사동문으로 바뀔 때는 주동문의 주어가 사동문의 목적어나 조사 '에게'가 붙은 부사어가 되고 주동문의 목적어는 그대로 사동문의 목적어가 된다. 그리고 주동문에는 없던 새로운 주어가 사동문에 나타나며 주동문의 서술어는 사동 접사가 붙어 사동사로 바뀐다.



    * 참고: 사동 접사가 붙어 만들어지는 접미 사동문의 사동문에 대응되는 주동문이 없는 경우가 있다.
    예) 선생님이 종을 울렸다. <- 종이 울었다. (X)
    예) 그 증인은 끝까지 진실을 숨겼다. <- 끝까지 진실이 숨었다. (X)
    예) 박세리는 이름을 날렸다. <- 이름이 날았다. (X)
    예) 내 친구는 돼지를 먹인다. <- 돼지가 (nothing) 먹는다.
    1~3번째 예문은 사동문의 짝이 되는 주동문이 성립하기 어려움을 보여 준다. 그리고 마지막 예문의 경우 둘 다 올바른 문장이지만 사동사 '먹이다'가 '기르다'의 뜻으로 '먹다'의 의미와 관련이 없다. 이는 위 예문들이 어떤 행위를 하게 하거나 어떤 상황에 놓이게 한다는 사동문의 의미 특성을 잘 드러내지 않고 의미상 타동사로서의 특성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참고: 영어의 경우 make, have, let 등의 사동 동사를 쓰고 목적어 다음에는 동사 원형을 쓴다.

    1.2 '-게 하다' 사동법
    '-게 하다' 사동법은 주동문의 서술어에 어미 '-게'를 붙이고 그 뒤에 보조동사 '하다'를 써서 사동문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때 보조동사 '하다' 대신에 '만들다'를 써서 같은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게 하다' 사동법은 접미사동법보다 가능한 동사의 범위가 훨씬 넓다. 즉 접미사에 의한 사동이 불가능한 동사는 물론 가능한 동사 어간에도 결합되어 사동문을 형성한다.
    예) 학생들이 집에 갔다. -> 선생님께서 학생들(이/을) 집에 가이었다.(X) -> 선생님께서 학생들(이/을/에게) 집에 가게 하셨다.(O)
    예) 동생이 여자 친구를 만났다. -> 내가 동생에게 여자 친구를 만나이었다.(X) -> 내가 동생(에게/을/이) 여자 친구를 만나게 하였다.(O)
    => '가다 만나다'는 사동사에 의한 사동문은 성립되지 않으나 '-게 하다'를 붙여서는 사동문을 만들 수 있다.

    '-게 하다'를 붙여 사동문을 만드는 방법은 서술어가 자동사나 형용사인 경우와 타동사인 경우가 각각 다르다.
    서술어가 자동사나 형용사인 경우에는 주동사에 '-게 하다'를 붙이고 주동문의 주어는 사동문의 목적어나 주어로 바꾼 다음 사동문에 새로운 주어를 넣어 주면 된다.

    이때 주동문의 주어는 사동문에서도 '아기가'와 '길이'같이 주어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접미서동법에서 주동문의 주어가 목적어로만 나타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 문장 내에서 같은 성분이 동시에 나타나는 거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위 예문들에서 조사 '이/가'를 쓰는 것보다는 '을/를'을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형용사의 경우 아래와 같이 '-게 하다'와 '-아/어지게 하다'의 두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 순이의 머리가 예쁘다.
    예) 아주머니는 순이의 머리를/가 예쁘게/예뻐지게 했다.
    -> 그러나 두 번째 예문에서 목적어 '순이의 머리를'을 쓸 때는 '예쁘게 하다'나 '예뻐지게 하다'나 어느 것이 나타나도 괜찮지만, 주어 '순이의 머리가'를 쓸 때는 '예뻐지게 하다'만이 나타나야 한다.

    서술어가 타동사인 경우에는 주동문의 목적어가 사동문에서 그대로 목적어가 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동사, 형용사의 경우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한 문장 안에 같은 성분이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주동문의 주어가 사동문의 주어나 목적어로 바뀌는 것보다는 '에게'가 붙은 부사어로 바뀌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서술어가 '명사+이다'의 경우는 접미사동은 물론 '-게 하다' 사동도 불가능하다. 이때 '이다'를 '되다'로 바꾸면 자연스러운 사동문이 된다. '있다'의 경우는 '-게 하다' 사동이 가능하다.
    예) 나는 그를 가수이게 했다. (X)
    예) 나는 그를 가수가 되게 했다. (O)
    예) 영호는 순이를 학교에 있게 했다. (O)

    * 참고: '-게 하다' 사동문에서 시간 표현을 나타내는 어미 '았/었/였', '겠', '더' 등은 다음 예문들처럼 '하다'에만 붙을 수 있다.
    예) 영이가 동생에게 밥을 먹었게 하다.(X)
    예) 영이가 동생에게 밥을 먹게 했다.(O)
    예) 내가 철수를 집에 가겠게 하다.(X)
    예) 내가 철수를 집에 가게 하겠다.(O)
    예) 철수는 영이가 집에 가더게 하라.(X)
    예) 철수는 영이가 집에 가게 하더라.(O)

    * 참고: 접미사동과 '-게 하다' 사동은 주체 높임 표현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인 '-(으)시'의 결합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예) 선생님께서는 할머니를 자리에 앉히셨다.
    예)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시장에 가게 하셨다
    예) 누나가 어머님을 시장에 가시게 하였다.
    예)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시장에 가시게 하셨다.
    접미사동법에 의한 사동문에서는 주어만 높여서 말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게 하다' 사동법의 사동문은 사동문의 주어만 높일 수도 있고 시킴을 받는 사람을 높일 수도 있으며 둘을 동시에 높일 수도 있다.

    한편 접미사동법에서는 사동 접사에 의해 만들어진 사동사 뒤에 다시 '-게 하다'를 붙여 이중 사동문으로 만들 수 있다. 아래의 경우 '먹이게 하다'는 사동사 '먹이다'를 다시 사동화한 것이다.
    예) 내가 철수에게 아기한테 밥을 먹이게 하였다.

    사동문의 의미는 사동주가 직접 하게 한 것인지 간접적으로 하게 한 것인지에 따라 '직접사동'과 '간접사동'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사동이란 사동주가 피사동주의 동작에 직접 관여하여 사동 행위를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간접 사동이란 사동주는 피사동주가 어떤 행위를 하도록 시키기만 할 분 그 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접미사동법에 의해 만들어진 사동문은 주어가 객체에게 직접적인 행위를 한 것이고 '-게 하다' 사동법은 간접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접미사동문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래 예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어가 객체에게 직접적인 행위를 한 것인지 간접적인 행위를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질 때가 많다.
    예) 어머니가 동생에게 옷을 입혔다. (직접 사동: 직접 옷을 입힘, 간접 사동: 스스로 옷을 입도록 어머니가 시킴)

    그런데 접미사동법에 의해 만들어진 사동문이 언제나 간접 사동의 의미로만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예) 영수가 나를 웃겼다. (직접 사동: X, 간접 사동: 영수가 재미있는 행동으로 나를 웃게 만듦)
    '읽히다, 웃기다, 울리다'와 같은 동사들은 사동문의 주어가 객체의 행위에 아무리 가깝게 관여하더라도 '입히다' 처럼 사동문의 주어가 직접 옷을 객체의 몸에 입혀주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행동은 불가능하다.

    한편 '-게 하다'를 붙여 만든 사동문은 일반적으로 간접 사동의 의미로만 해석된다.
    예) 어머니가 동생에게/을/를/이 옷을 입게 하셨다.

    그렇다고 해서 '-게 하다' 사동문이 항상 간접 사동으로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예) 철수가 영희를 놀라게 한다. (어떤 소식으로 놀라게 할 수도, 진짜 뒤에서 놀래킬 수도 있음)

    이처럼 직접 사동과 간접 사동에 대한 해석은 그것이 반드시 접미사동법이냐 '-게 하다' 사동법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즉, 접미사동법이건 '-게 하다' 사동법이건 한 가지 의미로만 쓰일 수도 있고 중의적인 의미로 쓰일 수도 있다.


    접미사동법과 '-게 하다' 사동법 외에 사동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어휘적 사동 표현이 있다. 어휘적 사동 표현 가운데 특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시키다' 이다. 이 사동 표현은 '하다'가 쓰인 서술어에서 '하다'를 '시키다'로 바꾸어 넣으면 된다.
    예) 영수가 날마다 일을 한다. -> 주인이 영수에게 날마다 일을 시킨다.

    그런데 '시키다'에 의한 사동 표현은 주로 동사 '하다'나 '-하다'가 결합되어 있는 동사에 대응해서만 쓰인다.
    서술어 '시키다'가 있는 사동문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시키다'는 앞말과의 사이에 '을/를'이나 부사어 등을 넣을 수 있다. (예: 김선생님이 학생들에게/을 발표를 시켰다.)
    2. '시키다'는 일반적으로 앞말과 분리될 수 있는 '하다'에 대한 사동 표현이다. (예: 부모님이 딸에게 감동을 했다.<-딸이 부모님을 감동을 시켰다.)
    3. '시키다'는 대체로 '-게 하다'와 같은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에 바꾸어 쓸 수 있다. 즉 '-하다'와 관련된 서술어는 사동형이 '-하게 하다'가 되는데 그것을 '시키다'로 바꾸면 같은 의미의 사동 표현이 된다. (예: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글짓기를 연습하게 한다(=연습시킨다.))
    4. '밥하다, 떡하다, 머리하다'와 같이 구체적인 사물을 가리키는 명사와 '-하다-가 결합한 경우에는 '시키다'를 써서 사동 표현을 만들지 못한다.



    2. 피동법
    주어가 자신의 힘으로 행동하는 것을 능동이라고 하고, 주어가 남이 행하는 행위나 동작에 의해 영향을 입는 것을 피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능동과 피동을 문법적인 절차에 따라 표현한 문장을 각각 능동문과 피동문이라 하고, 능동문을 피동문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과정을 피동법이라고 한다.
    예) 엄마가 아기를 안았다.
    예) 아기가 엄마에게 안겼다.
    중심 뜻은 같지만 능동문과 피동문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표현 방식이 존재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 표현을 달리함으로써 화제의 주대상을 달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상황을 기술하는 데 행동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기술할 것인가 아니면 그 행동을 당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기술할 것인가에 차이가 있다. 전자를 위해서는 능동문을, 후자를 위해서는 피동문을 사용한다.

    피동 접사를 붙여 피동문을 만드는 방법을 접미피동법이라고 하고 '-아/어지다' 를 붙여 피동문을 만드는 방법을 '-어지다 피동법' 이라고 한다.

    2.1 접미피동법
    접미피동법은 타동사에 피동 접사 '-이, 히, 리, 기'를 붙여 피동문을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피동문은 일반적으로 능동문의 서술어가 타동사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예)
    이: 놓다-놓이다, 보다-보이다, 묶다-묶이다, 섞다-섞이다, 쌓다-쌓이다, 쓰다-쓰이다, 파다-파이다...
    히: 닫다-닫히다, 먹다-먹히다, 묻다-묻히다, 박다-박히다, 밟다-밟히다, 얹다-얹히다, 잡다-잡히다...
    리: 누르다-눌리다, 듣다-들리다, 물다-물리다, 밀다-밀리다, 풀다-풀리다...
    기: 감다-감기다, 끊다-끊기다, 안다-안기다, 찢다-찢기다...
    피동 접사가 붙을 수 있는 타동사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
    첫째, 피동 접사 '이'가 붙을 수 있는 타동사는 주로 모음으로 끝나는 동사이거나 받침이 'ㄱ, ㅎ'인 동사들이다.
    둘째, 피동 접사 '히'가 붙을 수 있는 타동사는 'ㄱ,ㄷ,ㅂ,ㅈ,ㅊ' 등을 받침으로 갖는 동사들이다.
    셋째, 피동 접사 '리'가 붙을 수 있는 타동사는 'ㄹ' 받침을 갖는 동사와 '걷다, 듣다'와 같은 'ㄷ' 불규칙 동사, 그리고 '누르다, 자르다'와 같이 어간의 마지막 음절이 '르'인 동사들이다.
    넷째, 피동 접사 '기'가 붙을 수 있는 동사는 받침이 유성자음(ㄴ,ㄹ)이거나 'ㅅ'인 동사들이다.
    그런데 이들 '이, 히, 리, 기'는 사동 접사로 쓰이기도 하여 사동사와 피동사의 외형이 일치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사동 접사로 쓰였는지 피동 접사로 쓰였는지는 목적어가 있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어 피동을 설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피동사로 만들어지는 것을 규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피동사는 사동사 파생과 마찬가지로 아주 제한적으로 일부 동사에만 그 대응 형태가 성립하여 모든 타동사에 피동접사를 붙여 피동사를 만들 수는 없다.
    예) 친구한테 이 책을 얻었다. -> 이 책이 친구한테 얻히었다. (X)
    예)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 -> 그 사실이 사람들에 의해 알리었다. (X)
    이처럼 피동 접사가 결합하지 못하는 동사에는 '주다, 받다, 드리다, 바치다'와 같은 수여 동사와 '얻다, 받다, 잃다, 돕다'와 같은 수혜동사, '만나다, 닮다, 싸우다'와 같이 '와/과'를 필요로 하는 대칭 동사, '배우다, 느끼다, 바라다'와 같은 경험 동사, '이기다, 던지다, 지키다, 때리다'와 같이 어간이 모음 'ㅣ'로 끝나는 동사, 사동사, '먹히다, 입히다, 날리다, 숨기다, 세우다, 낮추다', 그리고 '노래하다, 도착하다, 출발하다' 등과 같이 '-하다'가 붙는 동사 등이 있다.

    * 참고: 대응하는 피동사도 없고 '아/어지다'로도 피동 표현을 만들지 못하는 '-하다'가 붙은 타동사들은 '-하다'를 '-되다'나 '-당하다'로 바꾸어 피동 표현을 만든다.
    예) 정부에서 다리를 건설했다. -> 정부에 의해 다리가 건설되었다.
    예) 철수가 친구를 모욕했다. -> 친구가 철수에게 모욕당했다.

    또한 한국어의 능동문 중에는 '듣다-들리다' 와 같이 대응하는 피동사가 있더라도 아래 예문들에서처럼 피동문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 철수가 칭찬/야단/꾸중을 들었다. -> 칭찬/야단/꾸중이 철수에게 들리었다. (X)
    한편, 아래 예문처럼 피동문에 대응하는 능동문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의 피동문은 모두 피동의 뜻을 나타내지 않고 어떤 현상이나 결과의 의미만을 나타내며 의지나 의도를 가진 주체를 상정하기가 어렵다.
    예) 날씨가 풀렸다. -> A가 날씨를 풀었다. (X)
    예) 손에 못이 박혔다. -> A가 손에 못을 박았다. (X) ... 근데 이건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_ㅡ...?
    예) 가족들이 감기에 걸렸다. -> A가 가족들에게 감기에 걸었다. (X)
    예) 영희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 A가 영희를 난처한 입장에 놓았다. (X)

    2.2 '-어지다' 피동법
    '-어지다' 피동법은 능동문의 서술어에 '-아/어지다'를 붙여 피동문을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어지다' 피동법은 접미피동법과 마찬가지로 서술어가 타동사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접미피동법으로 피동 표현이 만들어지지 않는 타동사들을 피동 표현으로 만들어 주는 구실을 한다.
    예) 기술자가 구두를 만들었다. -> 구두가 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위의 예문에서 '만들다'는 피동사가 따로 없다. 이처럼 피동사가 따로 없는 타동사는 '-아/어지다'를 붙여 피동문을 만든다. '-아/어지다'는 어미 '-아/어'와 보조동사 '-지다'가 붙은 표현이지만 일반적으로 붙여 쓴다.
    그런데 '-어지다' 피동문이 불가능한 타동사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피동 접사와 '-아/어지다' 를 함께 사용하여 표현하면 자연스러워진다.
    예) 젊은이들이 소설책을 읽는다. -> 소설책이 젊은이들에게 읽어진다.(X) -> 소설책이 젊은이들에게 읽혀진다. (O, 피동 접사 '히' + 아/어지다)

    * 참고: '-아/어지다' 가 붙었다고 해서 모두 피동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어서, '-아/어지다'는 형용사와 어울리는 경우에는 피동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형용사가 동사화하여 단지 상태의 변화만 나타낼 뿐이다.
    예) 동쪽 하늘이 환해진다.
    예) 길이 넓어졌다.
    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예) 방이 깨끗해졌다.
    예) 얼굴이 몰라보게 예뻐졌다.

    능동문이 피동문으로 바뀔 때 능동문의 목적어는 피동문의 주어가 되고 능동문의 주어는 '에게/한테'나 '에 의해'가 붙어 부사어로 바뀐다. 그리고 서술어인 타동사는 피동 접사가 붙어 피동사로 바뀌거나 표현 '-아/어지다'가 붙어 피동의 의미를 나타내게 된다. 문장 전체로 보면 타동사가 서술어인 능동문이 자동사가 서술어인 피동문으로 바뀐 것이다. 결국 피동문의 짝이 되는 능동문은 타동사가 서술어인 문장이며 자동사나 형용사가 서술어인 문장은 피동문으로 바뀔 수 없다.
    그런데 능동문의 주어가 부사어로 바뀌는 과정은 조금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능동문의 주어가 사람이나 동물일 때는 앞의 예문에서처럼 '에게'나 '한테'를 취한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에 의해' 를 쓸 수도 있다. 그리고 능동문의 주어가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사물일 때는 아래와 같이 '에'를 붙이거나 수단이나 방법을 표시하는 '(으)로'를 붙인다. (영어 수동태 가르칠 때 'by' 외 다른 전치사를 취하는 동사하고 비슷ㅎㅎ)
    예) 흰 눈이 온 들판을 덮었다.
    예) 온 들판이 흰 눈에 덮였다.
    예) 온 들판이 흰 눈으로 덮였다.
    이 외에도 능동문의 주어가 부사어로 바뀌는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경우도 있다.
    첫째, 능동문에 이미 '에게' 부사어가 있을 때에는 능동문의 주어가 '에게' 부사어로 바뀔 수 없다. 이때에는 능동문의 주어가 '에 의해(서)' 부사어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에 의해(서)' 부사어가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피동문을 쓰지 않고 능동문으로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예) 영희는 동네 사람들에게 야채를 팔았다. -> 야채는 영희에 의해 동네 사람들에게 팔렸다. (자연스럽지 않음...) -> 야채는 영희에게 동네 사람들에게 팔렸다. (X)
    둘째, 피동문의 주어가 피동문의 부사어에 대하여 직접적인 행위가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에 의해' 를 사용한다. 특별히 능동문에 '에'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다.
    예) 어머니는 그릇에 콩을 담았다. -> 콩은 어머니에 의해 그릇에 담겼다. -> 콩은 어머니게 그릇에 담겼다. (X)
    p. 278 예문 더 참고
    셋째, 능동문의 서술어가 '깎다, 꺾다, 끊다, 걸다, 닫다, 풀다, 자르다, 찢다, 박다, 뚫다' 등일 경우에는 '에게' 를 쓰지 못하고 '에 의해' 만을 사용한다.
    예) 민수가 전화를 끊었다. -> 전화가 민수에게 끊겼다. (X) -> 전화가 민수에 의해 끊겼다.

    ... 이것을 시험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따로 외운다고 한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장, 실생활 예시로 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듯 ...



    능동문과 피동문의 의미 차이는 무엇일까?
    피동문과 능동문은 무엇을 강조하여 나타내는가에 그 차이가 있다. 능동문의 목적어 쪽에 초점을 두고 말할 때에는 목적어가 문장 맨 앞에 올 수 있도록 피동문을 쓰는 경향이 있다.
    예) 나는 여기서 남산을 본다.
    예) 남산이 여기서 나에게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초점의 차이가 인정되더라도 기본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량 표현이나 부정 표현이 될 때는 능동문과 피동문의 의미가 다른 경우가 있다.
    예) 모든 아이가 사과를 한 개 먹었다.
    예) 사과 한 개가 모든 아이에게 먹혔다.
    -> 이 두 문장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예) 철수는 그 나사를 풀 수 없다. (철수의 능력을 드러냄)
    예) 그 나사는 철수에게 풀릴 수 없다. (가능성이 없음을 나타냄)
    이처럼 수량 표현과 부정 표현이 포함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피동문과 능동문의 의미는 기본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내용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출간한 국립국어원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 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의 전자책 버전을 세종학당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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