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첫학기 일기3

대학원 강의가 시작되는 6시 30분이 되면 입이 쩌억 벌어지게 하품이 나온다. 남들은 퇴근하는 시간에 공부를 시작하니 피곤할 수밖에… 수업을 듣는 중에도 피곤함은 짙어지지만 정신만은 맑아진다. 강의와 논문 내용이 너무나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젠 온라인튜터링에 대한 특강을 들으며 아 나도 수업을 더 해야 되는데 너무 대학원 공부에만 매몰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깊다 못해 빠져서 못 나올 것 같은 논문의 연구 내용들을 보며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이게 과연 얼마나 실질적이고 실용적일지 생각하며 내가 맞는 결정을 한 걸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강의를 들으면 그렇지 않다. 교육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분명히 있고 어떻게 하면 내 상황에 맞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배울 내용이 너무 많다.

…;;;

이 부분을 읽으며… AI와 코퍼스 발달로 은는이가을를 사용 양상 연구가 이제는 더 수월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럼 이 논문을 읽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졸려 죽겄네… 살려주소😭



 
 

과거의 나야 참 열심히 살았구나

발제 논문을 읽으며 궁금한 게 생겼는데 챗지피티를 믿을 수가 없어서 몇 년 전 공부하던 한국어문법 책을 꺼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저렇게 포스트잇을 붙여 가며 독학하던 시절이 떠오르며 과거의 내가 기특했다 토닥
그때 블로그에도 내용을 요약해 정리해 뒀었는데 문법 내용을 찾아볼 때마다 네이버나 챗지피티가 아닌 블로그에 내가 써 둔 내용들로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서 간편하고 좋다 어디서든 열어볼 수 있어서 더 좋고
대학원 공부에도 도움이 될 줄은 모르고 써뒀던 건데 이렇게 빛을 발하네 호홍
 
 

토픽 덕분에 아기코알라가 엄마똥을 먹는다는 TMI를 알게 되고...

공포의 토픽 수업
나한테는 공포가 아니지만 학생한테는 얼마나 공포스러울까?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은 늘 대단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초급 학생인데 목표가 4급이니 얼마나 까마득하게 느껴질까, 시험은 코앞인데. 그럼에도 해보겠다는 결심이 대단스럽다. 노파심이 들 때도 있지만 다행히 학생이 매일 매일 공부하며 아주 열심히 따라와 주고 있다. 고마와요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일요일 저녁 헬스장에 사람이 많아 놀랐고...

강의 듣고 논문 읽는 게 얼마나 큰 지구력이 필요하냐면 세상에서 운동을 제일 싫어하는 내가 좀이 쑤셔서 헬스장에 뛰어갈 만큼 그러하다. 재밌는 건 재밌는 거고 아무리 재밌는 게임도 오래 하면 지겹잖아여ㅜ 흑 근데 운동 고작 30분 하는 것도 공부만큼 힘들었다. 체력이 이게 뭐야 살려주소

언어천재 맷듀쿠퍼의 놀라운 작문 솜씨에 한 번 더 놀라는 오늘

그럼에도 나를 지속하게 해주는 건 역시나 수업이 너무 재밌다는 것. . . 3월 말에 함박눈이 올 정도로 미쳐버린 날씨지만 내일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지는 않고 수업을 할 거야
 
 
실은 이제야 발제란 게 뭔지 대학원이 뭐하는 덴지 깨달아 가는 것 같다. 단순히 '더 잘 가르치고 싶고 늘 혼자 수업 연구를 하니 답답해서' 가는 곳은 대학원이 아니란 걸 이제야 깨닫는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대학원이 실용성에 초점을 둔 교과과정을 갖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일과 병행해야 하는 대학원 생활을 좀 더 요령 있고 지혜롭게 해나가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벌써 3월 마지막주지만 이제라도 이걸 알게 돼서 다행이다. 
 
벌써 다음주는 4월. 발제도 있고 시험도 있고 조별발표준비도 해야 한다. 정말 ㅊ놀았던 지난 겨울이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니야 지금이 행복한 거라 생각ㅎrㅈF...
사실 쓰고 싶은 내용이 훠얼씬 더 많았는데 체력이슈로 머리가 안 돌아가서 생각이 안 난다... 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