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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장 한국어 소리의 변동
    한국어교육 공부/국립국어원 한국어문법1 2023. 1. 13. 18:56

     

    1.  소리 변동의 개념

     

    - 모음과 자음의 변동은 언제 일어날까?

    발음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음절들이 결합할 경우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바뀌어 발음하게 된다. 즉, 자음과 모음의 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예) 설마: ㅅ ㅓ ㄹ ㅁ ㅏ
    예) 심리: ㅅ ㅣ ㅁ ㄹ ㅣ

    위의 두 단어 모두 자음 두 개가 연속되는데, '설마'의 경우는 /ㄹㅁ/의 순서, '심리'의 경우는 그 반대인 /ㅁㄹ/의 순서이다. '설마'의 경우는 /ㄹㅁ/의 연쇄가 그대로 발음되는 데 비해, '심리'의 경우는 /ㅁㄹ/의 연쇄가 그대로 발음되지 못하고 [ㅁㄴ]로 발음된다. 이러한 현상은 같은 연쇄를 가진 모든 단어(열무, 돌멩이 / 담력, 금력)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을 통해 한국어에서 /ㄹㅁ/는 자연스러운 연쇄인 데 비해, 그 반대인 /ㅁㄹ/는 부자연스러운 연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소리 변동의 종류

     

    - 모음이나 자음이 변동하는 경우

    첫째, 음절과 음절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경우 (앞 음절의 마지막 소리와 뒤 음절의 첫소리, 즉 관련된 두 소리가 바로 이웃해 있는 경우)
    둘째, 바로 이웃해 있지는 않지만 가까이 있는 경우
    셋째, 다른 소리와 관계없이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 (일곱끝소리되기, 겹받침줄이기)

     

     

    2.1 이웃하는 두 소리의 변동

    위의 세 가지 환경 중에서는 두 소리가 연속된 경우에 일어나는 소리의 변동이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소리의 연속에는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모음과 모음이 서로 이웃하는 경우
    둘째, 모음과 자음이 서로 이웃하는 경우
    셋째, 자음과 모음이 서로 이웃하는 경우
    넷째, 자음과 자음이 서로 이웃하는 경우

     

    2.1.1. 모음과 모음의 연속

    음절을 경계로 하여 모음과 모음이 만나는 경우에 나타나는 소리 변동 현상으로는 축약과 탈락이 있다. 소리의 축약과 탈락 현상은 대부분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과, '명사+이다' 다음에 '-아/어, -아/어서'와 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일어난다.

    * 위에서 언급한 축약, 탈락은 모두 두 모음이 연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두 모음이 연속되는 것을 피하는 현상은 많은 언어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것이다. 영어에서 'mexico + an'과 'cello + ist' 는 각각 'mexican' 과 'cellist'로 나타나는데 이것도 두 모음이 연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 모음축약

    모음축약이란 연속된 두 개의 모음이 합하여져 하나의 이중모음으로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한국어의 이중모음은 크게 보아 /ㅣ/계 이중모음과 /ㅜ/계 이중모음 두 가지가 있으므로, 아래와 같이 어간의 마지막 모음이 /ㅣ/, /ㅜ/ (또는 /ㅗ/)의 경우에만 나타난다.

    예) 피 + 어서 -> 펴서
    예) 시 + 어서 -> 셔서

    예) 보 + 아 -> 봐
    예) 주 + 어서 -> 줘서

    * 참고

    1. /ㅣ(y)/계 이중모음에서, 어간이 일(1) 음절인 경우에는 축약 현상이 수의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피어서' 는 위와 같이 축약된 형태로도 사용하지만 축약되지 않은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어간이 이(2) 음절 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 축약형으로 많이 사용한다.

    2. /ㅜ(w)/계 이중모음의 경우 축약 현상은 대부분이 수의적이다. 예를 들어, '주어서'도 가능하고 '줘서'도 가능하다. 다만, '오다, 태우다, 싸우다, 피우다' 등과 같이 초성 없이 '오'나 '우'로만 된 단어의 경우에는 축약이 필수적이어서 '오아, 태우어, 싸우어, 피우어' 같은 형태는 사용하지 않고 항상 '와, 태워, 싸워, 피워'로 쓴다.

    3. 어간의 마지막 모음과 사동 접사나 피동 접사 '이' 모음이 연속될 때도 수의적으로 축약이 일어난다.

     

     

    - 모음탈락

    모음탈락이란 아래와 같이 연속된 두 개의 모음 중 어느 하나만 발음되고 나머지 하나는 발음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어간의 마지막 모음이 이중모음을 이룰 수 없는 것, 즉 /ㅏ,ㅓ,ㅐ,ㅔ,ㅕ,ㅞ/ 등과 같은 모음일 때 일어난다.

    예) 만나 + 아서 -> 만나서
    예) 서 + 어서 -> 서서
    예) 달래+었다 -> 달랬다
    예) 떼+어라 -> 떼라
    예) 펴+어라 -> 펴라

    또 하나의 탈락 현상은 'ㅡ' 모음이 탈락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동사나 형용사 끝에 오는 'ㅡ' 모음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를 만나 탈락하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ㅡ'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모음으로 끝난 어간을 만나 탈락하는 현상이다.

    예) 끄 + 어 -> 꺼
    예) 슬프 + 어서 -> 슬퍼서
    예) 모으 + 아 -> 모아

    예) 자 + 으면 -> 자면
    예) 다치 + 으니 -> 다치니
    예) 피 + 으므로 -> 피므로 

     

    * 참고: 한국어에서 'ㅡ' 모음은 가장 약한 모음으로 다른 모음을 만나면 탈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외에도 '피어, 되어, 뛰어' 등이 각각 [피여], [되여], [뛰여]와 같이 발음되기도 하는 현상, 그리고 '하+아/어'가 '해'로 실현되는 것도 모음과 모음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소리의 변동 현상이다. 

     

     

     

    2.1.2. 모음과 자음의 연속

    음절을 경계로 하여 모음과 자음이 만나는 경우에 나타나는 소리 변동 현상으로는 유성음화와 된소리화가 있다. 유성음화는 조건만 주어지면 항상 일어나는 음운 현상이고, 된소리화는 나타나는 환경이 매우 불규칙적이다. 

     

    - 유성음화

    유성음화는 유성음(조음할 때 성대의 진동을 수반하는 음) 사이에서 무성음(조음할 때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는 음)인 /ㄱ,ㄷ,ㅂ,ㅈ/가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한국어의 /ㄱ,ㄷ,ㅂ,ㅈ/는 원래 무성음으로 국제음성기호로 각각 /k,t,p,ʧ/ 로 표기된다. 그런데 이 소리들이 유성음 사이에서는 아래와 같이 각각 /g,d,b,ʤ/ 로 발음된다. 

    예) 아기 /aki/ [agi]
    예) 마디 /mati/ [madi]
    예) 부부 /pupu/ [pubu]
    예) 바지 /paʧi/ [paʤi]

    위의 예들은 모음 사이에서 유성음화가 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아기/의 /ㄱ/는 원래는 /k/ 소리이지만, 이 소리가 /ㅏ/라는 모음과 /ㅣ/라는 모음 사이에 놓여 유성음인 /g/로 발음된다. 

     

     

    - 된소리화 (경음화)

    된소리화란 /ㄱ,ㄷ,ㅂ,ㅅ,ㅈ/와 같은 약한소리가 어떤 환경에서 된소리인 [ㄲ,ㄸ,ㅃ,ㅆ,ㅉ]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 바다 + 가 [바다까/바닫까], 코 + 등 [코뜽/콛뜽], 해 + 살 [해쌀/핻쌀], 소주 + 병 [소주뼝]

    * '바다 + 가, 사위 + 감, 담배 + 값, 바느질 + 거리, 고개 + 길, 피 + 발, 해 + 살'과 같이 순수 한국어(고유어)로만 이루어져 있는 합성어의 '가, 감, 값, 거리, 길, 발, 살' 등과 같은 말은 둘째 음절 이하에 올 때 항상 된소리로 발음된다.  

     

     

    2.1.3. 자음과 모음의 연속

    음절을 경계로 하여 자음과 모음이 만나는 경우에 나타나는 음 변동 현상으로는 연음법칙과 입천장소리화, 'ㄴ' 첨가가 있다.

     

    - 연음법칙

    연음법칙이란 아래와 같이 앞 음절 자음이 뒤 음절 모음의 자리로 이동하여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예) 국어 [구거], 꽃이 [꼬치], 잎은 [이픈], 솟을 [소슬], 법원 [버붠], 직위 [지귀]

    * 연음법칙은 앞 음절의 마지막 자음이 뒤 음절로 이동할 뿐 유성음화를 제외하고는 발음 자체의 변화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연음법칙은 엄격하게 말하면 소리의 변동이라 볼 수는 없다. 발음이 나는 위치만 달라졌을 뿐이다.

     

    뒤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말이 온다고 하여 모두 앞 음절의 받침이 그대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경우가 그러하다.

    예) 몇 월 [며둴], 잎 안 [이반], 옷 위 [오뒤], 밭 아래 [바다래]

    이 경우가 연음법칙의 경우와 다른 점은 첫째, 한자어가 아닌 순수 한국어(고유어)에만 해당된다는 것이고, 둘째, 같은 순수 한국어(고유어)라 할지라도 위의 단어들은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 독립적인 단어라는 것이다. 

     

     

    - 입천장소리화 (구개음화)

    입천장소리화는 /ㄷ,ㅌ/와 같은 소리가 /ㅣ/ 모음이나 /ㅑ,ㅕ,ㅛ,ㅠ/ 등과 같이 /ㅣ/계 이중모음을 만나 [ㅈ,ㅊ]로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예) 해돋이 [해도지], 굳이 [구지], 같이 [가치], 끝이야 [끄치야], 갇혀도 [가쳐도], 닫히다 [다치다], 묻혀서 [무쳐서]

    '굳이', '같이'의 경우를 보면, 앞 음절의 받침이 각각 /ㄷ/와 /ㅌ/이고 뒤 음절의 첫소리가 /ㅣ/ 모음으로, 이런 경우에 이 소리들은 각각 [ㅈ]와 [ㅊ]로 발음된다. 그리고 '갇혀도', '닫히다', '묻혀서' 의 경우에도 입천장소리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자음과 모음 사이에 'ㅎ'가 있어도 입천장소리화가 일어남을 알 ㅜㅅ 있다. 

    * 위와 같은 입천장소리화는 단일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잔디, 디디다, 견디다, 느티나무'의 경우 /ㄷ,ㅌ/가 /ㅣ/모음과 이웃해 있지만 소리의 변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위의 예)에서처럼 형태소와 형태소가 만날 때 입천장소리화가 일어난다.

     

     

    - 'ㄴ' 첨가

    'ㄴ' 첨가는 앞 음절이 자음으로 끝나고 뒤 음절이 /ㅣ/나 /ㅑ,ㅕ,ㅛ,ㅠ/ 등과 같이 /ㅣ/계 이중모음으로 시작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예) 솜이불[솜니불], 꽃잎[꼰닙], 한여름[한녀름], 나뭇잎[나문닙], 베갯잇[베갠닏], 식용유[시굥뉴], 영업용[영엄뇽]...

    위와 같은 환경에서는 대부분 'ㄴ'이 첨가되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 

     

    * 참고

    1. 위와 같은 환경에서 왜 'ㄴ'가 첨가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ㄴ' 첨가 현상이 글자로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학습자가 'ㄴ'를 첨가하여 읽기란 쉽지 않다.

    2. '꽃잎[꼰닙], 나뭇잎[나문닙], 베갯잇[베갠닏], 영업용[영엄뇽], 수학여행[수항녀행]' 등과 같은 단어에서 앞 음절의 받침이 /ㄴ,ㅁ,ㅇ/으로 바뀐 것은 'ㄴ' 첨가로 /ㄷ,ㅂ,ㄱ/가 /ㄴ/를 닮아 비음화(콧소리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3. '앞+이, 사랑+이'의 표기가 '앞니, 사랑니'인 것은 'ㄴ' 첨가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이다.

     

     

     

    2.1.4. 자음과 자음의 연속

    음절을 경계로 하여 자음과 자음이 만나는 경우도 다양한 소리의 변동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소리 변동 현상으로는 자음동화와 된소리화, 유성음화, 'ㄹ' 탈락, 축약 등이 있다. 이 중 자음동화와 된소리화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자음동화

    자음동화란 이웃하는 두 자음이 만날 때 하나의 자음 또는 두 자음 모두가 이웃하는 자음의 영향을 받아 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자음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자음동화의 모습은 어떤 자음들이 서로 나란히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1) 장애음 + 비음

    먼저, 앞 음절의 받침이 /ㄱ,ㄷ,ㅂ/ (다른 장애음이라도 일곱끝소리화에 의해 이 세 소리 중 하나로 발음된다.) 와 같은 장애음이고, 뒤 음절의 첫소리가 비음인 경우, '장애음+비음'으로 된 경우를 살펴보자.

    예1) 국민 [궁민], 솟는 [손는], 끝내 [끈내], 꽃망울 [꼰망울], 옷만 [온만]
    예2) 임금, 신사, 만끽, 움츠리다, 감사, 만큼

    -> 예2에서는 두 자음이 연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음동화가 일어나지 않는 데 반하여 예1에서는 앞 자음이 /ㅁ,ㄴ,ㅇ/과 같은 비음으로 바뀐다. 뒤에 오는 비음의 영향을 받아 앞 음절의 끝소리가 비음으로 동화된 것인데 이러한 것을 비음화라 한다. 이와 관련된 한국어 자음동화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의 자음동화는 '장애음+비음'의 순서일 때 일어난다. 

    둘째, 한국어의 자음동화는 뒤 자금의 영향을 받아 앞 자음이 바뀐다.

    셋째, 앞 자음이 바뀔 때 모두 /ㅁ,ㄴ,ㅇ/과 같은 비음으로 바뀐다. 즉, 뒤에 오는 비음의 영향을 받아 비음으로 동화되어 비음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넷째, 동화가 일어나 비음으로 바뀌지만 그 소리가 만들어지는 입 안의 위치는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국민'이 [궁민]으로 발음되는 것은 /ㄱ/가 뒤에 오는 /ㅁ/의 영향을 받아 [ㅇ]으로 바뀐 것인데, 이 [ㅇ]이 발음되는 위치는 원래 소리인 [ㄱ]과 동일하다. 그리고 '꽃망울'의 경우는 잇몸-센입천장소리인 /ㅊ/(실제 받침의 발음으로는 [ㄷ])가 같은 위치의 비음인 [ㄴ]으로 발음된다. 

     

     

     

    2) 비음 + 유음

    예) 진리 [질리], 담력 [담녁], 궁리 [궁니]

    -> ㄴ+ㄹ => /ㄹㄹ/, ㅁ+ㄹ => /ㅁㄴ/, ㅇ+ㄹ => /ㅇㄴ/

     

    3) 장애음 + 유음

    예) 독려 [동녀], 입력 [임녁], 몇 리 [면니]

    -> '장애음+유음'의 경우에는 앞뒤 자음 모두 소리의 변동을 겪는다. /ㄱ/와 /ㅂ/, /ㄷ/는 각각 [ㅇ]와 [ㅁ], [ㄴ]로 발음되고, /ㄹ/는 [ㄴ]로 발음된다. 

     

     

    - 된소리화

    된소리화란 약한소리인 /ㄱ,ㄷ,ㅂ,ㅅ,ㅈ/가 된소리인 [ㄲ,ㄸ,ㅃ,ㅆ,ㅉ]로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예) 식구 [식꾸], 꽃등 [꼳뜽], 국밥 [국빱], 박수 [박쑤], 앞집 [압찝] (앞 자음이 장애음인 경우로, 이 장애음 때문에 뒤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됨)
    예) 물가 [물까], 손등 [손뜽], 비빔밥 [비빔빱]... (앞 자음이 유음이거나 비음인 경우 뒤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됨, 그러나 늘 그런 것은 아님)

     

     

    - 유성음화

    유성음화는 무성음이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 'ㄹ' 탈락

    'ㄹ'탈락은 앞 자음이 /ㄹ/이고 뒤 자음이 /ㄴ,ㅅ/인 경우에 /ㄹ/가 탈락하는 것을 말한다.

    예) 솔+나무 [소나무], 불+삽 [부삽], 놀+는 [노는], 울+시고 [우시고]

    'ㄹ' 탈락은 합성어이거나 동사의 어간과 어미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 자음축약

    자음과 자음이 이웃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축약은 'ㅎ'과 관련되다.

    예) 착하니 [차카니], 각하 [가카], 꽂히다 [꼬치다] -> 앞 자음이 /ㅅ/를 제외한 약한소리의 장애음이고 뒤 자음이 /ㅎ/인 경우
    예) 놓다 [노타], 않던 [안턴], 싫지 [실치] -> 앞 자음이 /ㅎ/이고 뒤 자음이 /ㅅ/가 아닌 약한 소리의 장애음인 경우

    이러한 경우 두 자음이 합하여져 [ㅋ,ㅌ,ㅍ,ㅊ]로 발음된다. 

     

     

    * 참고: 'ㅎ'는 환경에 따라 아래와 같이 다양하게 발음된다.

    1. 단어의 처음에 나오는 /ㅎ/는 [ㅎ](=[h])로 발음한다. '향기, 휘파람' 등이 그 예가 된다. 이와 관련해서 프랑스어를 비롯한 몇몇 언어에서는 어두나오는 /h/를 발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언어권 화자들은 한국어의 경우에도 /ㅎ/를 발음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2. 다음의 경우에는 /ㅎ/ 소리가 약화된다.

    첫째, 'ㅎ'가 모음과 모음 사이에 올 때
    예: 고향 [고향~고양] 의혹 [의혹~의옥]

    둘째, 앞 글자의 받침이 유음(ㄹ)인 경우
    예: 불혹 [불혹~부록], 풀향기 [풀향기~푸량기]

    셋째, 앞 글자의 받침이 비음(ㄴ, ㅁ, ㅇ)인 경우
    예: 간혹 [간:혹~가:녹] 남향 [남향~나먕], 영향 [영:향~영:양]

    넷째, 'ㅎ' 받침의 용언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또는 접미사가올 때
    예: 좋아서 [조아서], 놓은 [노은], 쌓이다 [싸이다]

    다섯째. 'ㄶ, ㅀ' 다음에 'ㄴ'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
    예: 많네 [만네], 않는 [안는], 뚫네 [뚤네 -> 뚤레], 뚫는 [뚫른 -> 뚤른]

    첫째~셋째에서는 사람에 따라 /ㅎ/를 발음하기도 하고 발음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ㅎ'를 발음하는 쪽이 표준 발음이다. 그러나 넷째와 다섯째에서는 /ㅎ/ 를 발음하지 않는 쪽이 표준 발음이다.

    3. /ㅎ+ㄴ/는 [ㄴㄴ]로 발음한다.
    예) 놓는 [논는], 쌓네 [싼네]

    4. 별개의 단어 둘 이상이 이어지는 경우나, '-하다'가 붙는 말은 먼저 일곱끝소리화 현상이 일어난 다음 축약된다.
    예) 옷 한 벌 [옫 + 한 벌 -> 오탄벌]
    예) 꽃 한 송이 [꼳 + 한 송이 -> 꼬탄송이]
    예) 벗하다 [벋 + 하다 -> 버타다]
    예) 숱하다 [숟 + 하다 -> 수타다]

    5. 약한소리로 끝나는 겹받침 (ㄹㄱ, ㄹㅂ,ㄴㅈ) 다음에 'ㅎ'가 오면 거센소리로 발음한다.
    예) 읽히다 [일키다], 넓히다 [널피다], 앉히다 [안치다]

    6. 'ㅎ,ㄴㅎ,ㄹㅎ' 뒤에 /ㅅ/가 오면 'ㅎ'는 발음하지 않고, /ㅅ/는 [ㅆ]로 발음한다.
    예) 닿소 [다쏘], 많소 [만쏘], 싫소 [실쏘]

     

     

     

    2.2. 두 소리가 떨어져 있는 경우의 소리 변동

    두 음운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 일어나는 소리의 변동에는 모음조화와 'ㅣ' 모음 역행동화가 있다.

     

    - 모음조화

    모음조화란 모음들 사이에 비슷한 유형의 모음들끼리 어울리려고 하는 현상을 이른다.

    예)
    잡+아라/어라 -> 잡아라
    좁+아서/어서 -> 좁아서

    접+아라/어라 -> 접어라
    굽+아서/어서 -> 굽어서
    믿+아서/어서 -> 믿어서
    깨+아서/아서 -> 깨어서

    -> 한국어의 어미 중에는 '-아'형(양성모음) 어미와 '-어'형(음성모음) 어미가 있는데, 어간의 마지막 모음에 따라 두 가지 중 하나가 선택되어 사용된다. 즉, 어간이 /ㅏ/또는 /ㅗ/ 모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아'형 어미를 택하고, 어간이 /ㅏ/와 /ㅗ/를 제외한 나머지 모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어'형 어미를 취한다. 모음조화란 이와 같이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같이 하려는 현상으로, 두 모음 사이에 다른 자음이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아래와 같이 의성어와 의태어의 경우에도 모음조화가 잘 나타난다.
    예) 졸졸, 활활, 팔랑팔랑, 올망졸망, 오락가락, 종알종알, ...... -> 양성모음끼리 모음조화를 이룬 경우
    예) 줄줄, 훨훨, 펄렁펄렁, 주룩주룩, 주렁주렁, 중얼중얼, ...... -> 음성모음끼리 모음조화를 이룬 경우
    예) 오순도순, 깡충깡충, ......-> 모음조화에 어긋나는 경우인데 현대 한국어에서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 'ㅣ' 모음 역행동화

    'ㅣ' 모음 역행동화란 아래와 같이 앞 음절의 /ㅏ,ㅓ,ㅗ,ㅜ,ㅡ/ 등이 뒤 음절의 /ㅣ/ 모음의 영향을 받아 각각 [ㅐ,ㅔ,ㅚ,ㅟ,ㅣ]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
    남비 -> 냄비
    사끼 -> 새끼
    멋장이 -> 멋쟁이
    풋나기 -> 풋내기

    죽이다 -> 쥑이다
    고기 -> 괴기
    뜯기다 -> 띧기다

    -> 이러한 현상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어서 단어별로 다르다. 그리고 표준어에 대한 규정도 단어에 따라 달라 '냄비, 새끼, 멋쟁이, 풋내기'가 표준어이고 '죽이다, 고기, 뜯기다' 가 표준어이다.

     

    * '마디, 다리, 바지, 언니' 등과 같이 /ㅣ/ 모음 앞에 /ㄷ,ㄹ,ㄴ,ㅈ/ 등과 같은 소리가 있을 경우에는 'ㅣ' 모음 역행동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 내용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출간한 국립국어원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 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의 전자책 버전을 세종학당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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