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불쌍한 매미가 나뒹굴기 시작하고 귀뚜라미가 발목에 채이기 시작했다. 처서라더니 선선한 가을 공기가 확 느껴진다. 이번주말에 물놀이 가기로 했는데 어떡하지?! 에너자이저 친구들은 여전히 입수를 할 것이고 나도 결국 따라 들어가겠지ㅎㅎ 기대된다 고성의 물고기들!
공포의 아쉬탕가를 거의 한 달 만에 마치고 한국어 문법 공부를 하며 다시 반성 중이다. 영어 문법을 꿰고 있는 것만큼 한국어 문법을 기계처럼 꿰고 싶다. 쉽지 않다. 한국어는 어떻게 이렇게 발달하게 된 걸까. 이 수많은 규칙들을 한국어 원어민으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으로 느껴진다. 이걸 배워야 하는 학생들은ㅠ.ㅠㅠ 정말 힘들 거야. 영어와 한국어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언어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내가 봤을 땐... 한국어가 문법이 훨씬 복잡하다. 그러나! 분석하듯 가르치지 말고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가르치자. 그러나! 분석도 언제든 질문만 받으면 바로 가능하도록 규칙을 완벽하게 숙지해두자. 대학원 알아봤을 때 면접 질문들에 왜 그렇게들 문법을 하나하나 묻는 질문이 많은가, 했는데 이제 이해할 수 있다. 알아야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 남의 언어인 영어 가르칠 때 적용하면 되는 당연한 것들을 왜 한국어 가르치는 것에는 적용을 못해왔었는지! 여전히 초보 강사다.
지난 세입자가 창문에 붙여두었던 햇빛 가림막을 떼어버리니 길가의 나무들이 눈에 꽉 차게 들어온다. 저층은 차소리가 크게 들리고 매연이 들어온다는 단점이 있지만 키 큰 나무들이 코앞에 있어 언제든 고개만 들리면 나무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무 위에 앉아 지저귀는 새들도 자주 볼 수 있고 새소리를 들으며 힐링할 수도 있다.
요가 마치고 차 마시며 공부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감사하다. 어젠 반복되는 좌절감에 인내심이 바닥을 쳤지만 모든 게 내가 만든 결과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내 탓이오... 내가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화티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