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아진 5월 셋째 주
여러가지로 꽉 막힌 기분이 들었던 주초, 집안에 있으면 더 답답할 것 같아서 커피 맛집도 찾을 겸 집 근처 카페에 갔다. 가는 길이 너무 더워서 아이스로 시키느라 맛집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었지만ㅠ.ㅠ 조용하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식물도 많고 깨끗해 보여서 참 좋았다. 일에 관한 여러 강의도 찾아보고 일기도 쓰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다듬었다. 깨끗한 공기 속에서 햇빛도 쐬고 걸으니까 확실히 기분 전환도 되고 상쾌했다.
감사하게도 주중 중의 주중, 수요일은 공휴일이었다. 친구들과 취미 생활을 공유하자며 뭘 할지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하게 된 야외 요가! 세상에, 이걸 왜 이제야 해본 거지? -너-무나 좋았다. 초록초록한 자연 속에서 높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하니 집에서 혼자 할 때보다 더 시원하고 몸과 마음이 더더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초보 요가 동작들만 했고 길게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평화롭고 행복했던 시간. 다음에는 동해 바다 앞에서 하기로 했다! 음식도, 날씨도, 공원 요가와 독서도, 함께 한 친구들도 모든 게 완벽했던 날. 그 다음날까지도 여운이 길었던 참 즐거운 하루였다.
주말에는 벌써 15년(소-름)이 된 친구를 만나 밤리단길에서 맛있는 카레도 먹고 새로운 케이크 맛집에서 멜론 케이크도 먹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연락해도, 오랜만에 만나도 가족같이 편한 친구. 최근에서야 알게 된 그녀의 MBTI는 INFP라는데... 우리는 그때 어떻게 서로를 알아본 걸까? 사람은 끼리끼리라지만 내 주변에 그 드물다는 INFP가 많은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 몇 년의 사회생활 끝에 난 INFJ가 되고 말았지만 나의 머릿속을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는 그녀와의 만남이 늘 즐겁고 편안하다. 오랜 고시생활이 끝났으니 이제 예전보다는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곧 같이 완두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완두도 친구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세이노의 가르침'을 오늘에서야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 한창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류를 좋아하다가, 최근에는 소설을 즐겨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을 오늘 우연히 다시 찾아보게 된 건 행운이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배부른 스트레스로 스스로 삶을 꼬고 있던 나를 반성하고 새 한 주는 조금 더 활기차고 생산적으로 보내 봐야겠다. 참 맑았던 셋째 주 잘 ㄱr~